박재영(50ㆍ사진) 삼화저축은행 골프단장은 스포츠 신문 편집국장과 이사를 지낸 기자 출신이다. 축구를 주로 취재했고 케이블TV에서 독일 분데스리가와 국내 리그 해설을 했으며 신문사를 그만뒀을 때 축구 구단장 제의도 받았던 ‘축구 통’이었다. 지금도 간혹 축구해설을 한다. 그러나 현재 그의 일은 9명의 정예 멤버들을 이끄는 골프 구단장이다. 지난해 박 단장이 탄생시킨 삼화저축은행 골프구단은 2006 국내 투어 상금랭킹 1위 강경남을 만들어 냈고 2위 신용진과 9위 김형성을 영입하는 등 국내 최고 실력의 ‘막강’ 골프 구단으로 자리매김했다. 골프 구단은 삼화저축은행의 이미지 제고에 단단히 한 몫을 했으며 토마토 저축은행의 골프 선수 후원을 자극하는 등 업계에도 영향을 미쳤다. 그가 이처럼 골프로 제2의 인생을 펼치고 주변에도 파장을 준 것은 ‘정 때문’이다. 친구인 삼화저축은행 신삼길 회장의 제의로 단장을 맡았으니 ‘우정’, ‘체육 기자 중에 제일 잘 친다’는 소리를 들을 만큼 좋아했으니 골프에 대한 ‘애정’때문인 것. “2005년 5월 일간스포츠 이사직을 끝으로 신문사 생활을 접었을 때 개인적으로 김대섭을 후원하던 신 회장이 본격적인 구단 창설을 의논하며 단장을 맡아달라고 했다”고 회고한 그는 “골프를 통해 새로운 문화를 만들자는데 의기 투합해 낯선 길로 들어섰다”고 했다. 그가 추구하는 새로운 문화는 선수들의 실력뿐 아니라 인간적인 면, 프로로서의 자질 등을 높이는 것. “연장전에서 패했어도 시상식장에 끝까지 남아 우승자에게 박수를 쳐줄 수 있는 진정한 스포츠 정신을 골프계에도 심고 싶다”는 것이 그의 포부다. “패자가 승자에게 보내는 박수야말로 스포츠가 주는 진정한 감동”이라는 그는 “실력으로 우선 인정 받고 박수 쳐 주는 여유와 동료에 대한 배려, 팬들에게 대한 예절로 또 평가 받는 구단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박 단장이 ‘내 새끼들’이라고 부르는 선수들에게 나아갈 방향을 명확하게 제시할 수 있는 것은 그들에게 조언을 할 만큼 골프에 대한 생각이 깊은 덕분이다. “92년 골프에 입문했고 97년부터 1년 동안 UC버클리에서 연수하면서 레슨도 받으며 실력을 쌓았다”는 그는 “베스트 스코어는 1언더파”인 실력자. 그는 “말도 빠르고 성질도 급한 탓에 번번이 내기에 지면서 골프라는 게 ‘급한 놈이 지는 경기’라는 것을 알았다”고 했다. 프리 샷 루틴과 리듬의 중요성을 터득한 것은 그 깨달음 덕분이다. “골프는 또 인생처럼 18홀 동안 2~3번의 기회가 반드시 오기 때문에 끝까지 참는 사람이 이긴다”는 것과 “보기는 몰려 다니기 때문에 처음 보기했을 때 다음 홀에서 파 세이브로 흐름을 바꿀 수 있는 집중력이 필요하다”는 것이 그가 골프에 대해 가진 생각들이다. 그는 이런 생각을 소속 선수들과 수시로 나눈다. “얼마 전 1박2일로 워크숍을 하면서 선수들간의 친밀도를 높였다”는 그는 “극히 개인적인 경기이지만 함께 할 수 있는 일이 많은 스포츠가 골프라는 것을 삼화저축은행 골프단이 보여주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