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조류독감(H5N1)이 유럽으로 번지면서 전세계에 방역 비상이 걸렸다. 한국을 비롯해 미국ㆍ유럽연합(EU) 등 각국은 조류독감 경보를 발령한 데 이어 검역과 확산 방지를 위한 국제공조를 강화하는 등 총력대응 태세에 돌입했다.
조류독감 인플루엔자의 유럽 상륙을 공식 확인한 EU는 지난 10일(현지시간) 터키산 가금류와 가공상품 수입을 중단한 데 이어 13일에는 루마니아 가금류 반입 금지도 결정했다.
EU는 또 회원국이 시민에 대한 예방접종을 확대하고 정부도 조류독감에 대비해 가능한 한 백신을 많이 확보하라고 조언했다. EU의 조치와 별도로 크로아티아 보건당국은 자체 야생조류의 샘플을 채취해 조류독감 감염 여부를 조사하기로 했고 폴란드도 독감 예방접종을 확대하고 있다.
미국 농업국(USDA)과 공항 역시 이날 조류독감 경보를 발령한 뒤 공항마다 검역소를 추가 설치하는 한편 수입 가금류에 대한 조사를 강화하고 필요할 경우 모든 국가의 가금류 수입을 통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메들레인 플레처 USDA 대변인은 “현재 세관 등과 함께 조류독감 진입을 차단하기 위해 협력하고 있다”며 “외국 가금류와 가공품에 대한 무역금지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류독감 확산을 막기 위한 국제공조 체제도 가동된다. EU는 14일 조류독감 및 철새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긴급 대책회의를 가질 예정이다. 국제보건기구(WHO)도 오는 24~26일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EU와 정상회담을 갖고 조류독감 공동대응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이외에도 그리스ㆍ루마니아 등 발칸 및 흑해 연안국은 11월 지역방역대책을 논의하기 위한 보건장관회담을 개최한다.
이와 함께 조류독감 백신 ‘타미플루’ 제조업체인 스위스 제약사 로슈는 백신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올해와 내년에 백신 생산량을 2003년보다 8~10배 이상 늘린다고 밝혔다.
한편 EU는 13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터키에서 H5N1바이러스가 발견됐음을 공식 확인하고 최근 루마니아에서 발견된 조류독감도 이와 같은 종류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