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종금사 예금반환 ‘진통’/‘예금담보 은행대출’ 정부 일방적 지시

◎일부은 강력반발/고객인출 쉽지않을듯정부가 14개 영업정지종금사의 예금자들에게 예금을 담보로 한 은행대출 형식의 예금환급을 가능토록 했지만 은행들의 비협조로 예금환급에 진통을 겪고 있다. 일각에서는 은행들의 반발이 거세질 경우 정부의 이번 조치가 또다시 유야무야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또 정부가 은행들과의 충분한 협의없이 서둘러 짝짓기를 발표, 예금자들만 골탕먹는게 아닌가라는 의혹마저 생기게 하고 있다.<본지 17일자 6면 참조> 한국은행은 17일 종금사의 예금담보대출과 관련, 고객편의라는 명분으로 16개 대출취급은행까지 일일이 지정했다. 또 고객들이 대출때 애로가 발생할 경우 「금융애로센터」에 신고하면 해당사항을 해결해주겠다고 밝히는 등 예금환급에 대한 적극적 입장을 나타냈다. 정부의 이번 조치는 실효성 뿐아니라 신뢰성에서도 여러가지 흠을 갖고 있다. 우선 14개 종금사와 은행간 짝짓기 과정. 재경원은 은행과의 이번 짝짓기를 신용관리기금에 미뤘다. 짝짓기를 「떠밀려서」 맡은 기금측은 종금사 거래은행과 해당지역 은행들을 감안, 짝짓기에 들어갔다. 이후 기금은 지난 15일밤 한은 및 주간은행인 상업은행 관계자간의 짝짓기에 대해 원칙합의를 보았다. 짝짓기는 그러나 한은 발표직전인 16일 새벽까지도 진통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H은행과 일부지방은행들은 노골적으로 반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나머지 은행들도 정부의 방침이라 어쩔 수 없이 따라갔을 뿐이었다. 은행들이 반발한 이유는 크게 두가지.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을 맞추기에 급급한 은행들은 예금담보대출의 위험자산가중치가 20%에 달해 대출에 나설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 일부 지방은행의 경우 종금사와의 짝짓기로 자신들의 신인도마저 동반 하락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은행들이 이런 처지인데 예금자를 위해 돈을 쉽게 줄리는 만무한 일. 실제로 대출 첫날인 17일 은행들이 대출에 난색을 표하면서 예금환급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은행과) 합의를 보았기 때문에 예금담보대출에 문제가 없을 것』(기금 관계자)이란 말은 합의에만 근거로한 그야말로 「소박한」 발상이었던 것. 결국 정부의 발표만 믿고 해당 은행에서 예금담보대출을 받으려했던 고객들은 은행의 비협조로 다시한번 골탕 먹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한 셈이다. 다음은 한은이 발표한 종금사와 은행간 짝짓기 명단. ▲경남종금(경남, 조흥) ▲경일(대구, 대동) ▲고려(부산, 주택) ▲나라(한일, 국민, 서울) ▲대한(조흥, 주택) ▲삼삼(서울, 한미) ▲신세계(보람, 기업) ▲신한(상업, 신한, 한일) ▲쌍용(경기, 상업) ▲중앙(제일, 농협, 외환) ▲청솔(충북, 제일) ▲한솔(국민, 동화) ▲한화(외환, 하나) ▲항도(동남, 평화)<김영기 기자>

관련기사



김영기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