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전문가들은 19일 정부가 증권시장의 안정을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강구하겠다고 밝힌 게 공황상태의 투자심리를 진정시키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그러나 증권시장이 상승세로 전환되는 모멘텀으로 작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금융시장 불안이 단기간에 해소될 사안이 아니기 때문이다.
증시가 그동안 급락세를 보인 것은 수급불안과 미국의 잇따른 금리인상, 금융시장불안과 함께 그에 따른 투자심리 악화가 그 원인인데 이날 정부의 증시대책이 투자심리 회복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따라서 근본적인 문제는 아직 해결되지 않은 셈이다.
이날 종합주가지수가 한때 700선이 붕괴되기도 했으나 점차 안정세를 찾으며 강세로 전환된 것은 단기낙폭과대에 따른 반발심리가 작용했지만 정부의 증시안정에 대한 의지 재천명도 일부 효과를 발휘한 것으로 해석된다.
LG투자증권의 황창중(黃昌重)투자전략팀장은 『증시안정을 위해 특별한 대책이 없다는 점을 시장이 알고 있다』면서 『그렇지만 정부가 현재의 증시 심각성을 인식하고 그에 대한 대책을 강구하겠다는 의지를 재천명한 게 투자심리회복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다』고 말했다.
이헌재(李憲宰)재정경제부장관이 이날 한국은행, 금융감독위원회 등과 함께 금융정책협의회를 자주 열어 증권에 대한 적절한 대책을 세워나가겠다고 밝혔듯이 정부가 증시침체를 수수방관 하지 않고 내부적으로 뭔가 움직이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 점을 시장이 주목하고 있다는 얘기다.
종합주가지수는 700선, 코스닥지수는 120선이 강력한 지지선 역할을 하고 상승시도를 모색하겠지만 본격상승에는 한계가 있는 만큼 박스권장세가 계속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미국 증시가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금융시장 불안이 악화될 경우 지지선이 낮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지만 현재 시장에서 설정한 지지선에 대한 신뢰감이 높아지고 있다.
빈사상태의 증시가 회복되기 위해서는 정부가 앞으로 보다 확실하고 일관성이 있는 대책을 제시해야 한다는 게 증권시장의 요구이다.
李장관이 이날 『현재 주가가 내재가치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한 것처럼 증시가 정상궤도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투신 및 금융기관들의 부실규모를 정확히 밝히고 명확한 공적자금 조달방안 제시, 구체적인 금융 구조조정대책 천명 등이 필요하다는 게 증권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정배기자LJBS@SED.CO.KR
입력시간 2000/05/19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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