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한국, 3분기 순채무국 전락 불가피

외국인자금 이탈… 환율방어에 달러 펑펑… 7,8월 경상적자 예상


우리나라가 보유한 대외채권은 감소한 반면 갚아야 할 외채는 증가하면서 순대외채권이 사실상 바닥난 것으로 드러났다. 더구나 7ㆍ8월에는 경상수지 적자가 예상되고 외국인들의 주식매도에 따른 달러자산(대외채권) 이탈과 당국의 환율방어를 위한 달러매도 개입이 계속되고 있어 3ㆍ4분기에는 순채무국으로의 전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행이 28일 발표한 ‘6월 말 국제투자대조표(잠정)’에 따르면 순대외채권(대외채권-대외채무)은 27억1,000만달러로 지난 3월 말의 131억6,000만달러에 비해 104억5,000만달러 감소했다. 이는 1999년 말의 -68억달러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순대외채권은 외환위기 당시인 1997년 말에 -680억8,000만달러에 이르렀으나 2000년 188억4,000만달러 플러스로 전환했고 2005년 말에는 1,207억달러까지 늘었다. 그러나 2006년 말 1,066억달러, 2007년 말에는 355억달러로 뚝 떨어졌다. 순채권이 감소한 이유는 대외채권이 4,224억8,000만달러로 3월 말의 4,269억6,000만달러보다 44억8,000만달러 감소한 데 비해 대외채무는 4,138억달러에서 4,197억6,000만달러로 59억6,000만달러 증가했기 때문이다. 대외채권의 경우 2ㆍ4분기에 당국의 환율안정을 위한 달러매도의 영향으로 준비자산(외환보유액)이 61억5,000만달러 감소했고 국제신용위기 악화로 해외채권투자도 31억7,000만달러 줄었다. 반면 대외채무는 외국인이 분기 중 국내채권을 무려 107억4,000만달러나 사들인 데 힘입어 채무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대외채무 증가도 문제지만 이중 잔여만기가 1년 이내의 유동외채 비율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일단 만기 1년 이내의 단기외채는 3월에 비해 8억2,000만달러 줄어든 1,756억5,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총 외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2.6%에서 41.8%로 0.8%포인트 하락했다. 하지만 유동외채(단기외채+잔여만기 1년 이내 장기채)는 2,223억2,000만달러로 3월 말의 2,161억3,000만달러보다 61억9,000만달러 증가했다. 지난해 말보다는 무려 233억달러나 급증했다. 이에 따라 총 외채에서 차지하는 유동외채 비율은 53%로 3월 말보다 0.8%포인트 상승했고, 특히 외환보유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월 말 현재 86.1%로 3월 말에 비해 4.3%포인트 크게 확대됐다. 지난해 말(75.8%)과 비교해서는 6개월 만에 10%포인트 이상 급증한 것이다. 이는 유동외채를 제외하면 외환보유액의 가용 여력이 300억달러 수준에 불과하다는 얘기다. 실제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도 지난달 23일 국회에서 “외환보유액이 2,100억달러를 넘으면 적정하다는 의견이 다수”라며 유동외채를 고려한 외환보유액의 적정규모를 언급했다. 표한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유동외채가 단기간에 갚아야 할 빚이라는 점에서 유동외채 비율 상승은 시장의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당국은 유동외채를 감안해 외환보유고 운용에 신중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은은 수치상으로는 순채권이 27억달러에 불과하지만 상환부담을 감안한 순채권은 1,527억달러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상환부담이 없는 직접투자 중 대부투자(70억달러)를 비롯해 선박 인도 시 소멸되는 선박수출선수금(500억달러), 중공업체 및 해외주식투자와 관련된 선물환 환헤지용 해외차입(930억달러) 등의 외채는 사실상 대외채무로 보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또 6월 말 현재 유동외채 비율이 86.1%에 이르나 유동외채 중 외은지점의 본점 간 거래분(차입)을 제외하면 유동외채 비율은 74.7%로 떨어진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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