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가정의 건강 내가 지킨다

이승헌 국제평화대학원대학교 이사장

아이를 키워본 부모라면 아이가 열이 펄펄 끓어 밤새 앓는 바람에 뜬눈으로 날이 새기만을 기다린 경험이 있을 것이다. 가족 중 누군가가 감기에 걸려 며칠째 고생하거나 배탈과 설사로 탈진해 있는 모습을 보며 안타까워한 적도 있을 것이다. 그럴 때는 병원에 데려가거나 약을 먹이는 일만이 능사는 아니다. 감기ㆍ배탈ㆍ기침 같은 잔병들은 가정에서도 얼마든지 치유할 수 있다. 가족의 건강을 위해 가장 쉽게 활용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전통 건강법이다. 우리 민족에게는 수술이나 약물 등의 방법을 쓰지 않고 인체의 자연 치유력을 회복하는 탁월한 건강법이 많이 전해 내려오고 있다. 침ㆍ뜸ㆍ기체조 등의 전통 건강법들은 인간의 생체 에너지인 기(氣)를 활용한 방법이다. 의학적 근거가 있고 안전하며 쉽게 배울 수 있어 생활현장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전통 건강법을 한두 가지 정도 익혀두면 여러모로 유용하다. 대부분의 병은 기가 막혔을 때 생긴다. 기를 느끼고 활용할 줄 알면 질병을 미리 예방할 수 있고 심각하지 않은 질병은 쉽게 고칠 수 있다. 특히 심인성질환의 예방과 치유에 큰 도움이 된다. 이러한 건강법은 특별한 도구나 약품을 사용하지 않는다. 어려운 전문지식이나 복잡한 훈련이 필요하지도 않다. 전통 건강법이 여러 가정에서 널리 활용하면 대중생활의술로 정착돼 사회 전체적인 의료비 절감에도 크게 공헌할 것이다. 의료보험 통합과 의약분업을 거치면서 국민 모두가 함께 겪은 불편을 기억할 것이다. 정부는 보험재정 안정과 의약분업 정착을 위한 종합대책을 발표했지만 현재도 의료비 부담이 적지 않은데 점점 커지는 보험재정 적자를 메우기 위해서는 오는 2006년까지 매년 평균 9% 정도의 의료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한다. 가정의 건강을 스스로 지키고 보호하는 것은 국민들이 의료에 지출하는 돈과 시간을 줄여 가계와 나라 살림을 튼튼하게 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평소에는 무절제한 생활을 하다가 아프면 어쩔 줄 몰라 약국이나 병원으로 달려간다. 물론 큰 병이라면 당연히 전문 의료인의 진단과 처방을 받아야겠지만 병원과 약국에만 의존한 채 자신의 몸을 돌보지 않는 생활태도는 병을 부르는 지름길이다. 건강은 평소에 스스로 지키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손자 손녀의 아픈 배를 어루만져 낫게 하던 할머니의 약손을 되찾도록 하자. 가정이라는 공동체의 중심인 부모가 가족의 건강을 지키고 보호하는 가정의 의사가 되도록 하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