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실

"공무원들 자세만 달라져도 규제 50%는 줄일 수 있어"

"부처간 의견 다르면 해당 장관 밤을 세워서라도 결론 낸다는 자세 가져야" <br>李대통령, 업무보고후 토론서 강조

10일 기획재정부 업무보고에서는 강만수 재정부 장관의 보고 뒤 이슈별로 토론이 진행됐다. ◇물가문제=▦김동수 차관보=일반 국민들이 느끼는 피부 물가와 지수 물가에 다소 괴리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른 시간 내에 보완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겠다. ▦이명박 대통령=지난해와 올해는 경제 여건이 다르므로 예산 집행도 막연하게 관성적으로 할 것이 아니라 전략적으로 대응하고 실질적인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집행계획을 세워야 한다. 안 된다고 생각하면 될 것이 하나도 없다. 될 수 있다는 생각을 공유하고 실천 계획을 꼼꼼하게 세우면 어려워 보이는 일도 가능하다. 현실성 있는 방법을 강구해달라. ◇규제완화=▦육동한 정책조정국장=과거에도 규제완화에 대한 많은 노력이 있었지만 기업들은 체감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한쪽에서는 규제를 없애고 다른 쪽에서는 슬그머니 새로운 규제를 만드는 경우도 있다.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것보다 사회적 형평을 우선한 것도 한 이유일 수 있다. ▦이 대통령=세계화ㆍ개방화된 사회에 맞게 실질적 효과가 있는 규제개혁이 필요하다. 20~30년 전의 규제완화라는 개념과 오늘의 규제완화라는 개념은 많이 다르다고 본다. 법에 핑계 대지 말고 공직자들의 자세만 달라져도 규제의 50%는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새 공장을 하나 지으려면 30개월 이상 소요된다. 이런 식으로는 세계적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 시뮬레이션 기법 등 선진기법을 도입해 기간을 최대한 단축하고 자자체가 대상 지역을 미리 정해 필요한 사항을 선조치하는 등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공직자들이 직접 현장에 나가서 확인해야 한다. ◇감세=▦배국환 제2차관=감세는 경제상황이나 여건이 중요한데 최근 투자의욕이 살아나고 세수기반도 탄탄해져 긍정적 변화도 있다. 정부도 예산 10% 절감, 효율 10% 향상을 위해 노력하겠다. ◇여행수지 적자=▦육 국장=우리의 관광 인프라가 과연 편리하고 즐길 만하고 볼 만한지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콘텐츠 측면에서도 더 많은 변화와 발전이 필요하다. ▦이 대통령=웬만한 문제는 다 제기돼 있고 개선방향도 있는데 나아지지 않고 왜 이런 상황이 지속되는지 모르겠다. 이런 식으로 가면 아마 몇 년 뒤에도 같은 얘기를 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방안이나 아이디어보다 더 중요한 것이 구체적인 실천계획이다. 실천계획을 세우는 과정에 들어가면 부처 간의 조정이 필요하다. 부처 간의 의견이 다르면 해당 부처 장관들이 밤을 새워서라도 결론을 내겠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얼마 전 지방의 한 공항에서 해외 골프관광객들의 짐이 많아 비행기가 제때 이륙하지 못했다. 지금 서민들은 50원, 100원에도 민감한데 이런 일이 있다니 해외 토픽감이다. 이제 관광 산업도 종합적이고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일본은 지방의 작은 현에서조차 공무원을 보내 관광객을 유치한다. 그들 중 반 이상은 한국말도 유창하게 구사한다. 우리는 그 동안 무얼 했는지 반성해볼 필요가 있다. 관광대국을 만들려면 관광을 산업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살아 있는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 ◇정부 예산절약=▦이용걸 예산실장=편성 단계는 물론이고 집행단계에서도 예산을 절약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장수만 조달청장=단가가 낮아지더라도 품질이 떨어지지 않도록 조달품목 품질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 ▦이 대통령=대내외 여건이 어렵다고 지나치게 긴장감을 조성하기보다는 공직자들은 긴장감을 갖고 모든 상황에 대비하는 적극적인 자세로 일하되 국민들은 편안하게 할 필요가 있다. 경제의 상당 부분은 심리다. 국민을 편안하게 해 소비와 투자 등 활발한 경제활동을 하도록 하는 것이 정부가 할 일이다. 지방의 한 고속도로 톨게이트를 방문한 적이 있다. 하루에 오가는 차량이 220대인데 사무실에 직원까지 근무하는 곳이 있더라. 차라리 무료로 통과시켜주면 사무실 유지비나 직원 급여는 절약되는 것 아닌가. 이런 식으로 집행과정에서 낭비되는 곳이 많다. 또 예산 절감을 일을 줄이는 것으로 생각해선 안 된다. 예산 집행과정의 낭비를 줄이고 일은 100% 다하자는 것이다. 똑같은 일을 하는데 부서가 다르면 단가가 다른 경우도 많다. 이런 것만 제대로 바로 잡아도 상당한 예산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대통령(마무리 발언)=첫 업무보고가 활발한 토론으로 잘 진행된 것 같다. 앞으로 성공적인 국정과제 수행을 위해 당정협의가 중요하고 시도 지방정부와의 조율도 필요하다. 정책을 세울 때는 날짜와 시간까지 나와야 하는데 아직도 과거의 관습이 남아 있어 상반기ㆍ하반기 이런 식으로 모호하게 돼 있다. 앞으로는 디지털시대에 맞게 구체적인 실천 계획을 꼭 세워주기 바란다. 항목별로 월별 체크 시스템을 만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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