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 대통령직 창설에 대한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호세 마리아 아스나르 스페인 총리,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 마르티 아티사아리 전 핀란드 총리 등 3인이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아스나르 총리가 스페인을 유럽의 주류로 끌어 올린데 이어 최근에는 6개월간의 EU 의장직을 원활하게 소화해 낸 점을 하마평의 근거로 꼽고 있다. 하지만 전문관료 출신으로 카리스마가 없으며 국제무대에도 덜 알려진 인물이기 때문에 결국 독일ㆍ영국ㆍ프랑스ㆍ이탈리아 등 빅4와 군소 회원국들간의 절충을 거쳐야 할 것으로 평가했다.
블레어 총리는 표면상 관심이 없는 것처럼 말하고 있지만 누구 못지않게 EU 대통령직에 대한 열정적 지지자로 알려져 있으며, 미국과의 밀접한 관계가 미-EU간 갈등 해소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그러나 영국을 유로화에 가입시키지 못하면 EU 대통령 자리를 차지할 가능성은 없다는 시각도 있다.
이밖에 아티사아리 전 핀란드 총리는 군소 회원국 후보가 EU 대통령이 될 경우 유력한 후보로 가장 자주 언급되는 인물. 그러나 국제무대, 특히 미국 내 지명도가 낮다는 점이 약점이라고 신문은 지적했다.
한편 EU는 5년 임기의 임명직 위원장이 이끄는 집행위원회와 6개월마다 의장이 회원국 순번제로 바뀌는 각료회의에 의해 운영돼 일관성과 장기적인 비전 마련이 어렵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정구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