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경제 버팀목 톡톡히 하는 수출

지난 9월 중 수출액이 사상최대를 기록했다. 거의 모든 지표가 악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나마 수출이 버텨주고 있어 여간 다행이 아닐 수 없다. 지난 달 수출액은 299억3,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2.1%나 증가했다. 월간 수출액으로는 유사 이래 가장 큰 규모다. 하루 평균 12억7,000만달러의 ‘메이드 인 코리아’가 해외시장으로 실려 나간 셈이다. 그러나 수출의 내용을 들여다보면 결코 반길 수만도 없는 일이다. 사상최대의 이면에는 파업으로 인한 수출차질을 만회하기 위한 자동차업체들의 물량확대와 최장 9일에 이르는 추석연휴에 대비한 조기선적이 크게 작용했다. 사상최대를 기록한 수출이지만 마냥 반길 수만도 없는 이유다. 실질적인 조업일수가 17일 정도에 그치는 이달 중 수출은 급격히 둔화될 게 분명하다. 더구나 수출증가에도 불구하고 수입증가율이 수출증가율을 꾸준히 앞지르고 있어 무역흑자폭을 줄이고 있다. 지난 달에도 수입증가율이 22.8%로 수출신장률 22.1%를 앞질렀다. 갈수록 악화하고 있는 대외여건은 더 큰 걱정거리다. 특히 일본의 금리동결 등에 따른 엔화약세로 우리 제품의 경쟁력은 눈에 띄게 약화하고 있다. 원ㆍ엔환율은 100엔당 700원대 진입을 앞두고 있다. 원ㆍ엔환율이 지난해 100엔당 1,009원이었다. 21개월 만에 무려 20%나 떨어진 셈이다. 이 때문에 해외시장에서 일본제품과 경쟁하고 있는 자동차ㆍ가전 등 주력제품은 고전하고 있다. 엔화약세는 앞으로도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유럽 업체들은 노골적인 불만을 표시하며 당국에 대책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우리도 대책을 서둘러야 한다.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1차적인 책임은 기업에 있지만 정부도 환율안정을 위한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정치권도 예외는 아니다. 정치권은 정부의 외평기금손실을 문제삼고 있지만 “외평기금 손실액보다 환율방어를 통해 얻는, 계산할 수 없는 이익들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한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지적을 귀담아 들어야 한다. 지나친 시장개입도 문제이지만 시장을 방관하는 것은 더 큰 문제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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