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美·中 "IMF 역할 강화"…해석은 '동상이몽'

9일(현지시간) 폐막한 IMF 총회는 세계경제의 최대 이슈로 떠오른‘환율전쟁’의 당사자인 미국과 중국의 치열한 기싸움의 무대였다는 평가다. 총회가 별다른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공을 G20회담으로 넘긴 것도 당연한 결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날 IMF의 주요 의제들을 논의하는 장관급자문기구인 국제통화금융위원회(IMFC) 회의에서 채택된 공동성명에도 양쪽의 입장이 교묘히 배합돼 있다. 위안화에 대한 절상압력을 가해온 미국은 IMF가 환율분쟁에 보다 적극적으로 간여할 수 있도록 권한을 주자고 참가국들을 설득해왔다. “거시건전성 감시 및 정책공조를 위해 글로벌 기구로서 역할과 효과를 강화하기 위한 추가적인 노력이 시급히 필요하다”라는 성명서 내용은 미국의 입장을 대변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반면 중국은 미국, 유럽 등 선진국 편향적인 IMF의 변화를 촉구해왔고 많은 국가들의 동의를 이끌어내 ‘공정한 감시’라는 구절을 두 번을 성명서에 포함시켰다. 또 “대규모 선진경제의 잠재적 취약성이 우선 감시대상”라고 명시토록 하는 성과를 거뒀다. 양국 모두 IMF의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도 자국의 입장을 반영해주는 방향으로의 역할을 주문하는 ‘동상이몽(同床異夢)’인 셈이다. IMFC이 회의에 참석한 한국의 한 관계자는 “환율문제와 관련해서는 브라질이 강력한 대응을 촉구했을 뿐 미국과 중국은 물론 다른 나라들은 직접적으로 이 문제를 언급하지 않았다”며 “(공개석상에서 공방을 주고 받기에는) 너무 민감한 사안이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앞서 양국은 총회 개막일에도 공방을 주고 받았다. 티머시 가이트너 총회 개막 연설을 통해 “지금은 보다 균형 잡힌 지속 가능한 을 도모하기 위해 힘을 모아야할 때”라며 “무역흑자를 내고 있는 나라들이 내수위주의 성장을 추진하는데 소극적이고 저평가된 환율을 가진 나라들이 외환시장 개입하고 있다”고 중국을 겨냥해 포문을 열었었다. 이에 대해 저우 사오촨 중국 인민은행(중앙은행) 총재는 “충격적 대증요법은 매우 위험한 것”이라고 응수했다. 사오촨 총재는 중국은 약속한 환율제도 개혁을 지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가이트는 또 주장한 중국의 IMF 쿼터 확대와 이사회의 발언권 신장 문제를 위안화 절상에 연계시켜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IMFC 회의에서는 위안화 절상에 관한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지지 못했고 미국이 유럽을 비롯한 여타 주요 국가들로부터 지지 입장을 이끌어내는 데도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평가다. IMF총회가 마무리 된 시점에서 ‘환율전쟁’과 관련, 가장 주목되는 것은 미국의 환율보고서 발간여부다. 당초 예정대로라면 미 행정부는 오는 15일께 ‘국제경제 및 환율정책 보고서’ 내놓는다. 여기에서 만약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한다면, 엄청난 파장을 몰고 올 수 있다. 하지만 미국은 G20회담이 예정된 만큼 보고서 발간을 그 이후로 늦추면서 대중국 환율 압박을 가할 공산이 크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G20회담에서 환율절상 압박을 극대화하기 위해 칼집에서 칼을 뽑지 않지 숨겨둔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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