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사모펀드, 경제살리기 동력 되도록

재정경제부가 사모주식투자펀드(PEF) 도입을 골자로 한 간접투자자산운용업법 개정안을 마련, 국회에서 통과되는대로 시행하기로 함에 따라 외국자본에 맞설 수 있는 토종자본 대형화의 발판이 마련됐다. PEF는 소수의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모아 기업주식 및 경영권에 투자하고 그 기업의 경영성과와 지배구조 개선을 통해 수익을 추구하는 펀드로 외국계 투기적 자본들이 국내 금융회사들을 잇따라 인수하면서 많은 부작용과 문제점이 노출됨에 따라 이에 대항할 토종 펀드의 조성필요성이 강하게 제기돼왔다. 외국계 투기자본은 철저하게 이익만을 추구함에 따라 국부유출 논란과 함께 우리의 금융ㆍ산업정책 추진에 적잖은 차질을 빚게 만들었다.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당국의 개입이 불가피한 상황에서도 외국자본은 자사 이기주의를 앞세워 정책에 대한 협조를 외면하기 일쑤였다. 이헌재 부총리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야인시절 우리은행 인수를 목적으로 3조원 규모의 PEF 조성을 추진했던 것도 이런 연유에서였다. PEF는 금융주권의 상실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국부유출을 막고 국내 간판기업들의 적대적 인수합병(M&A) 위험을 덜 수 있을 뿐 아니라 부동자금의 증시유입 등 일석다조의 효과가 기대된다. PEF의 성공은 기업들이 보유한 자금이 얼마나 들어오느냐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개정안을 보면 PEF가 사실상 기업 자금과 연기금을 겨냥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개인도 투자할 수 있지만 투자위험성 등을 고려해 20억원 이상으로 제한하고 있다. 이렇게 재력이 있는 자산가들은 증시를 매력적인 투자처로 보지않는 속성이 있어 개인의 참여는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PEF의 성공을 위해서는 기업, 그 중에서도 대기업 돈이 들어올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것은 결국 규제완화 문제로 이어진다. 대기업들의 PEF투자는 산업자본의 은행소유지분 제한, 출자총액제한, 지주회사법 등의 규제와 상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재경부가 일정한 조건하에서 재벌계열사의 은행지분 4% 이상 소유, 출자총액규제 제한과 지주회사법상의 자회사 지분 의무보유 규정 적용을 받지 않도록 하겠다고 한 것도 이 같은 걸림돌을 없애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런 문제는 공정거래위원회 등 관련부처와 협의를 거쳐야 하는데 최근 공정거래법 개정안 입법예고에서 보듯 공정위의 재벌 개혁의지가 강해 난항이 예상된다. 시행초기에 나타날 편법과 변칙운영 등의 문제점을 극복하는 것도 과제다. 앞으로 입법과정에서 예상되는 문제점 들을 면밀하게 검토, 부작용은 최소화하고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 PEF가 성공적으로 정착돼 경제 살리기의 동력이 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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