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파주에 건설되는 운정 신도시를 사상 최대규모의 홈네트워크 단지로 꾸미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이 계획이 성사되면 9,600가구에 달하는 국민임대주택에 첨단 정보기술(IT) 인프라가 보급되는 최초의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24일 정부에 따르면 재정경제부와 건설교통부, 정보통신부, 대한주택공사 등은 최근 관계기관 회의를 갖고 파주 운정 신도시의 국민임대주택에 홈네트워크 시스템을 도입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정통부의 한 관계자는 “차세대 성장동력 활성화 차원에서 운정 신도시에 홈네트워크 인프라를 구축하는 방안을 관계 부처와 논의하고 있다”며 “국민임대주택의 수요자가 대부분 맞벌이 부부이기 때문에 초기에는 주문형비디오(VOD)ㆍ원격교육ㆍ방범 등의 홈네트워크 서비스가 유용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정통부는 이와 함께 주택법에 홈네트워크 설비를 건축허가 요건으로 규정하고 사후관리 주체와 비용 등을 구체적으로 명시하는 등 관계 법령 정비도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재경부의 한 관계자는 “조만간 부처간 협의를 마무리한 뒤 기획예산처와 예산 협의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현재로선 각 부처가 재원 부담을 서로에게 떠넘기고 있는 데다, 가구당 설치 비용을 어느 정도 투입할 지도 합의되지 않아 향후 예산 확보에 적지않은 난항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주공은 홈네트워크 설비를 설치하는 비용이 1가구당 120만원, 총 115억여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재 국민임대주택에 들어가는 재정지원금이 가구당 1,135만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적지 않은 액수다.
정통부는 이보다 낮은 가구당 47만원을 적정 비용으로 보고 이중 IP 셋톱박스 설치비용 20만원 정도를 정통부가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건교부는 서민 주거안정에 투입되는 국민주택기금 및 재정지원은 집을 한 채라도 더 짓는 데 쓰여야 한다며 홈네트워크를 위한 별도의 예산을 책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건교부와 정통부, 주공 등이 재원을 조금씩 분담하는 방안이 유력시되고 있다.
한편 운정 지구는 화성ㆍ판교ㆍ김포ㆍ수원과 함께 수도권 2기 신도시로 주목 받고 있으며, 파주시 교하읍 일대에 280만여평 규모로 세워진다. 4만7,000여 가구 중 11~24평형 9,600가구가 국민임대주택으로 지어지며 본격 분양은 내년부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