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원화강세/전문가진단] "원-엔환율이 더 문제다"

『원·달러 환율에 지나치게 민감할 필요는 없다. 다만 엔화와의 상대 환율 움직임과 평가절상 속도는 예의 주시하라』외환전문가들은 최근 원화강세(환율 하락)를 달러화의 전반적 약세에 따른 반사적 현상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지난해 400억달러, 올해 200억달러(목표치)의 경상수지 흑자에다 외국인 직접투자, 포트폴리오 투자(주식투자) 자금 등으로 달러가 넘쳐나면서 원화가 강세인 점을 부인하지 않았다. 따라서 원화의 평가절상을 일부 허용하더라도 수출경쟁 상대인 엔화와의 상대환율이 지나치게 빨리 오를 경우를 대비해 외환보유고 확충, 외환시장 개입을 통해 속도는 조절하라고 권고했다. ◇王允鍾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세계경제실장= 우리 경제가 회복되면서 원화의 평가절상은 불가피하다. 그러나 완급 조절이 필요하며 경상수지보다 주식자금, 외국인 직접투자 등 자본수지를 통한 외자유입 비중이 커지는 점은 주목해야 한다. IMF이전에 비해서 원·달러의 실질·실효환율이 상당히 높기때문에 더 하락할 요소는 많다. 기업들은 원화의 평가절상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이에 맞춰 경쟁력을 갖춰야 할 것이다. 정부도 찔금찔금 개입하기보다 가용 외환보유고 목표를 700억, 800억달러로 높이 잡고, 경상수지 흑자를 외환보유고로 쌓는 등 외환정책에 관한 한 분명한 입장을 나타내야 한다. 외환보유고를 늘려도 인플레로 당장 연결되지는 않을 것이다. ◇朴元巖 홍익대 무역학과 교수= 환율이 하루 이틀 10원대 이상 움직였다고 논란을 벌일 필요는 없다. 그러나 지나친 자본유입으로 인해 1,100원까지 위협받으면 곤란하다. 또 수출 경쟁상대인 엔화의 움직임과 연계해서 봐야 한다. 달러의 공급이 많은 상황이니까 달러 수요를 늘리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기업들이 외화부채를 줄이도록 외화건전성이 우수한 기업들에게 혜택을 주거나 은행이 외화자산 보유를 늘리면 이익이 생기도록 해야 한다. 특히 외환시장의 동향을 볼때 원·엔화 환율은 100엔당 1000원이 적정하다고 본다. 이보다 낮을 경우는 수출경쟁력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최근 미국, 일본 등에 비해 투자이점이 있는 한국 등 개도국 시장으로 자금이 흐르고 있어 원·달러의 기조가 바뀌지 않으면서 원화만 평가절상되는 상황은 경계해야 한다. ◇溫基云 산업연구원 동향분석실장= 전반적인 외환 초과공급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앞으로 환율 움직임은 초과공급 규모를 어떻게 조절하느냐에 달려 있다. 외환보유고를 늘려 초과공급분을 정부가 일부 흡수해야 한다. 그렇다 하더라도 환율하락은 어쩔수 없는 상황이다. 환율이 지난해 지나치게 절하되어 대규모 무역수지 흑자혜택을 누렸기때문에 올해는 절상압력을 받는 것이 당연하다. 따라서 외환정책도 「바람의 방향」을 바꾸기보다 속도를 줄여가는 대책(스무딩 오퍼레이션)이 필요하다. 기업들도 어느정도의 평가절상은 각오해야 한다. ◇權純旴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수급으로 볼때 원화절상은 당연하다. 정부가 수급대책을 내놓더라도 지난해 400억달러, 올해 200억달러 등 경상수지 흑자만 보아도 절상추세를 막을 수는 없다. 문제는 속도다. 가급적 환율이 서서히 떨어지면서 수출·수입에 큰 영향을 주지 않도록 해야한다. 이를 위해 외채의 조기상환과 외환보유고 확충 등을 고려해 볼수 있다. 지난해 11월이후 환율의 움직임과 같이 평가절상 압력을 서서히 수용하는 외환당국의 노력이 필요하겠다. 당분간은 1,160원대에서 안정을 보이다가 연말까지는 1,150원대 내외에서 안정적될 것으로 전망한다. /온종훈 기자 JHOH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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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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