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회사에 취직하려고 한국어 공부해요"
지난 22일 러시아 수역에서 실시된 한-러 합동 해상훈련에 참가해 러시아어 통역 자원봉사 활동에 나선 블라디보스토크시 극동대(Far East National University)한국학대학 학생들은 한결같이 '좋은 일자리'를 위해 한국어를 공부한다고 대답했다.
특히, 삼성과 현대, LG와 같은 대기업이나 한국과 무역을 하는 회사에 취직하는것이 대부분 한국학대학에서 한국어를 공부하는 학생들의 꿈이다.
러시아 직장인 평균 월급이 9천루블(한국돈 약 30만원)인 점을 감안하면, 한국기업에 취업할 경우 3배 이상의 월급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라 한다.
극동대 한국학대학 학생 몌르쿨로브 드미트리(22.한국경제학과 5년)는 "한국과무역 업무를 하는 회사에 취업하기 위해 한국학을 전공으로 선택했다"면서 "한국어를 배우는 러시아 학생들 대다수는 러시아와 무역하는 한국 회사에 취업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그는 2001년 입학 당시 정부가 지원하는 성적장학생 15명을 선발하는 시험에서8대1의 치열한 경쟁을 뚫고 한국경제학과 장학생에 선발됐다.
2년전 경기대 수원캠퍼스에 교환학생으로 다녀왔고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시에있는 'LG 엘리베이터'에서 통역 아르바이트를 오랫동안 한 탓인지 한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했다.
같은 대학 한국어학과 학생 마리야(21)양도 "빠른 시일 내 경제 발전을 이룩한한 한국에 찾아가 한국과 러시아 간 교류를 넓힐 수 있는 일을 하고 싶다"며 "한국에서 근무할 경우 한국 사람에게 러시아어도 가르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녀는 그러나 "한국 사람들은 항상 늦게까지 열심히 일하는 성실한 모습에 놀라기도 하지만 시간적 여유가 없는 것 같아 아쉽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극동대 한국학대학은 한국과 관련된 관공서에 졸업생을 진출시키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극동대 한국학대학 졸업생 약 80%가 모스크바 대사관, 한국주재 러시아 대사관등 한국과 관련된 기관에서 근무하고 있다고 한국어과 교수는 설명했다.
나머지 졸업생들도 한국 대기업이나 중견 무역회사 등에 취업하고 있어 극동대는 러시아에서 한국에 대한 전문가를 양성하는 최고 교육기관으로 자리매김했다는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학대학은 1975년 개설된 한국어학과에 이어 한국 역사문화학과와 한국경제학과가 잇따라 신설되면서 지난 95년 단과대학으로 승격했다.
특히, 이 대학은 한국어, 한국 문화, 한국 경제 등 주요 3개 분야로 구성된 세계 유일의 한국 관련 단과대학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학대학 전체 학생수도 250명에 이르며 한국경제학과 학생이 전체의 50%, 한국어학과 학생이 30%, 한국역사문화학과 학생이 20%를 차지하고 있다.
극동대 한국어학과 남창희(60) 교수는 "한국학대학에 입학한 학생들 대부분은예의가 바르고 러시아에서도 뛰어난 실력을 갖춘 수재들"이라면서 "한국과 러시아정부는 한-러 간 가교역할을 할 이 학생들에 대해 장학제도를 넓혀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블라디보스토크=연합뉴스) 한상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