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고급인력 해외유출의 명암

경제사정이 좋지않았던 80년대까지만 해도 해외취업은 우리 경제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IMF사태이후 해외이민과 취업이 급증하고 있는 점은 긍정적인 측면이 분명히 있다. 국내경제여건이 어려운 상황에서 해외로 나가는 도전의식과 개척정신은 오히려 적극 권장할만 하다.그러나 고급인력이 너무 많이 빠져나가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최근 고급인력 이탈실태는 위험수위에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 통신장비 반도체 전자 등 우리 기업들이 세계적 경쟁력을 가진 분야의 두뇌들이 경쟁국기업으로 속속 빠져나가고 있다 한다. 우리 기업들을 맹추격하고 있는 일부 외국기업들이 이들의 연구경험과 노하우를 활용할 경우 우리 기업들을 금방 추월할 수도 있다. 그렇지않아도 경쟁국 기업들은 우리 기업 기술빼내기에 혈안이 되어있다. 환란이전에 타이완기업의 삼성전자 반도체설계기술 도용 의혹사건이 대표적이다. 그때는 돈에 눈이먼 일부 연구원들의 한심한 작태가 지탄을 받았지만 지금은 핵심연구인력이 제발로 경쟁국 기업에 가고 있는 것이다. 물론 우수인력에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치도 못하면서 그들을 탓할 수만 없다. 환란이후 연구개발투자가 격감해 수많은 연구인력이 퇴출된데다 고용불안을 느낀 상당수 연구인력도 동요하고 있다 한다. 실직한 연구인력이 해외에 나가서라도 일하겠다는 적극성은 평가할만 하지만 기존의 핵심연구인력이 빠져나가는 것은 여간 심각치않다. 더욱이 최근에는 높은 보수와 적절한 대우만 보장된다면 해외로 나가겠다는 정서가 날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구조조정의 충격이 심한 기업일수록 그렇다. 선진기술을 배워 귀국하면 우리 기업의 경쟁력강화에 도움줄 수는 있다. 그러나 핵심연구인력이 경쟁력기업을 키워주게된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고급인력이 지나치게 유출되면 수년후 기술연구개발력이 공동화될 위험성마저 있다. 정부와 기업은 고급두뇌 유출현상의 문제점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우수한 인적자본이 경제회복의 밑거름이 되도록 효율적인 정책을 마련해야할 것이다. 기술연구개발력이 뒤떨어지면 우리 경제가 선진경제로 진입하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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