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육군 수뇌부 군검찰 압수수색에 반발

음해성 투서 근거로 압수는 `초법행위'

군 검찰이 장성진급 과정에 비리가 있었다고 주장한 무기명 투서를 근거로 육군본부 인사참모부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인 데 대해육군 장성들이 강력 반발하고 있다. 특히 군의 생명인 지휘권을 문란케 하는 음해성 투서는 조사하지 않고 관련자를 색출해 엄단하겠다고 공언한 국방장관의 약속이 이번에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는 불만의 목소리도 쏟아져 나오고 있다. 육군의 A소장은 24일 "군 검찰이 육군본부 인사참모부와 장교들의 자택을 압수수색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 데 대해 충격을 금할 수 없다. 이번 조치로 모든 육군 장성들이 비리에 연루된 것처럼 비쳐져 부하들을 지휘하기가 힘들어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남재준 육군총장이 누구 못지 않게 도덕적으로 깨끗하다는 것은 군인이라면 다 아는 사실인데도 비리의혹을 제기한 것은 진급에 탈락한 장교들의 음해의도가 명백하다. 그런데도 이를 근거로 압수수색을 단행한 것은 군 검찰의 폭거다"라고 규탄했다. 육군의 B준장은 "진급인사를 하다보면 대상자의 90% 이상이 탈락하기 때문에 늘 불만이 있어왔다. 괴문서 수십장이 국방부 주변 건물에 뿌려졌다는 것을 제외하고는이번에 제기된 의혹도 수십년간 인사 때마다 나온 잡음과 차이가 없는데도 돌연 압수수색을 벌인 것은 장성들에 대한 `공개 망신주기' 의도가 있는 것처럼 의심된다"고 반발했다. 육군 장성들은 조영길 국방장관이 금년 4월 군 안팎에서 난무해온 악성루머나 음해성 투서에 대해 강력 대응하겠다고 한 약속이 국방장관교체로 이행되지 않은 데대해서도 집중 성토했다. 당시 조 장관은 혼탁한 진급 경쟁으로 군이 동요한다면 국가안보가 위태로워지는 만큼 음해성 투서의 경우 더 이상 조사하지 말고 연루자를 찾아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엄단하겠다고 약속했다. 군사법원이 육군본부 인사참모부와 관련장교들의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해준 데 대한 월권논란도 거세지고 있다. 현행 형사소송법에는 `범죄수사에 필요한 때'에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수사의 필요성은 수사기관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제한 없이 영장을 발부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는 게 법조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즉, 압수수색의 대상과 범죄사실의 관련성, 압수대상물이 지정한 장소에 존재할개연성, 강제처분 비례의 원칙 등이 충족돼야 영장을 발부할 수 있는데도 단순히 무기명 투서를 근거로 영장을 내준 것은 월권행위라는 것이다. 서울중앙법원의 한 판사는 "구속영장만큼은 아니지만 범죄에 대한 소명이 있고압수수색의 필요성이 제시돼야 영장이 발부된다. 수사기관이 아무런 범죄단서도 없이 압수수색을 하겠다고 하면 기각하는 게 옳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한 군사법원 관계자는 "군판사가 영장에 기재된내용을 읽고 범죄혐의가 있는 것으로 판단해 영장을 발부한 것으로 안다"며 무리한 영장발부 지적을 전면 부인했다. 한편 영장을 직접 발부한 군사법원의 K판사(소령)는 "회의 중이다. 나중에 전화해달라"고 말했으나 이후 연합뉴스의 수차례 전화접촉 시도에도 통화가 이뤄지지 않았다. (서울=연합뉴스) 황대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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