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신용카드 소비 붐… 한국경제 새 복병

"빚 늘려 성장은 위험한 게임" AWSJ등 해외언론 잇단 제기한국의 신용카드를 통한 소비 붐이 한국경제의 복병으로 급부상하고 있다는 해외의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또한 과소비를 억제하기 위한 방안의 일환으로 취해진 금리인상이 원화강세로 이어져 수출업체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분석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AWSJ)은 13일 한국은 최근의 신용카드 붐에 따른 값비싼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보도했다. 한국 정부는 지난 99년 소비를 촉진해 수출의존도를 낮추고 세수를 확대하기 위해 신용카드 사용 촉진책을 추진,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지만 최근 신용카드 과도사용에 따른 가계빚 급증, 신용불량자 양산 등의 후유증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 이에 앞서 영국의 이코노미스트 역시 신용카드를 통한 가계대출 급증이 '신용카드 버블'을 일으켜 한국경제의 지속적인 성장을 저해할 것이라는 분석을 제기했다. ▲ 신용카드 붐은 정부와 금융권의 합작품 최근 한국의 신용카드 붐은 과세 양성화 및 소비지출 활성화를 겨냥한 정부 정책과 소매금융을 통한 수익성 확대를 노린 금융권의 이해가 맞아 떨어진 결과라고 AWSJ는 진단했다. 이와 관련, 신문은 이 같은 신용카드 붐으로 신용카드 거래를 통한 과세는 정부 목표치를 3% 이상 초과 달성하게 됐고 소비지출이 국내총생산(GDP)의 58%를 넘어서는 등 경제성장의 수출의존도가 크게 낮아졌다고 전했다. 또한 휴대폰 등 경품을 내걸 정도의 신용카드 마케팅으로 한국의 신용카드 사용자는 미국인의 2장보다 배가 많은 4장의 신용카드를 보유하게 됐으며 신용카드대출 역시 2000년 145%에 이어 지난해에도 배 이상의 증가세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 부채확대 통한 성장은 위험한 게임 소비지출 증대에 따른 내수확대, 주가상승, 해외투자 유입 등 긍정적인 효과에도 불구하고 최근의 신용카드 붐은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고 신문은 진단했다. 한마디로 최근의 신용카드 붐은 정부의 통제권에서 벗어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신용카드 발급과 사용을 장려했던 한국 정부조차도 우려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는 것. 실제 지난해 한국의 가계대출은 28%나 증가했고 이중 상당 부분이 신용카드를 통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지난해 신용카드 사용의 56%가 이자율이 연간 20%에 이르는 현금서비스나 카드론 등 초단기 대출이었다. 신문은 한국의 가계대출이 아직 위험수위에는 이르지 않았지만 과도한 신용카드 사용으로 신용불량자가 속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한국의 소비지출 성장세를 부러워하고 있는 인근 국가들은 부채확대를 통한 성장전략은 위험한 게임이 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 과소비 막기 위한 금리인상도 후유증 가능성 최근 한국은행은 무분별한 신용카드 사용에 제동을 걸기 위한 방법의 일환으로 금리인상을 단행했지만 금리인상→원화강세→수출 타격의 후유증을 가져올 것이라는 지적도 대두되고 있다. 이와 관련, 미국의 투자주간지 배런스는 13일 한국은행의 금리인상은 한국경제에 대한 정책 당국자들의 자신감을 보여주는 것이기는 하지만 일본의 엔화가 원화에 비해 약세를 보일 경우 수출업체들은 상당한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전했다. 배런스는 또한 한국은행이 올 연말까지 금리를 0.5~0.75%포인트 추가 인상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현재 한국기업들은 달러당 1,300원을 적정환율로 보고 있는 상태인데 이 같은 금리인상으로 원화가치가 급등(원ㆍ달러 환율 급락)할 경우 한국 정책당국의 운신폭은 상당히 좁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정구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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