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전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태극전사들이 오는 23일 오전3시30분(이하 한국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의 모저스마비다 스타디움에서 나이지리아와 2010 남아공 월드컵 B조 조별리그 최종 3차전을 치른다. 월드컵 출전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이 걸린 운명의 한판이다.
20일 베이스캠프인 루스텐버그를 떠나 '약속의 땅' 더반에 입성한 축구 대표팀은 21일 오전 팀 훈련으로 전력을 다진다. 더반은 홍수환씨가 1974년 세계복싱협회(WBA) 밴텀급 타이틀매치에서 아놀드 테일러를 꺾고 세계 챔피언에 오른 기분 좋은 인연을 가진 곳이다.
◇아프리카 벽 넘을까= 1승1패의 한국은 나이지리아전 승리가 16강 보증수표지만 나이지리아(2패)도 16강 가능성이 남아 있어 총력전을 펼칠 것이 분명하다. 나이지리아가 안방 같은 분위기에서 경기를 치른다는 점이 껄끄럽다. 한국은 지난해 아프리카에서 열린 두 차례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 대회에서 '아우'들이 아프리카 팀에 발목을 잡힌 기억이 있다.
지난해 10월 이집트에서 열린 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16강전에서 대표팀은 가나에 2대3으로 패했다. 당시 홍명보호는 8강까지 올랐지만 가나의 벽을 넘지 못했고 가나는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이어 다음달 나이지리아에서 열린 FIFA 17세 이하(U-17) 월드컵 때도 8강에서 개최국 나이지리아에 1대3으로 졌다.
한국은 이번 월드컵에서도 16강 진출의 중대 갈림길에서 아프리카 팀을 상대하게 됐다. '형님'들은 그간 아프리카 팀과 잘 싸워왔다. 대표팀은 2006 독일 월드컵에서 토고에 2대1로 역전승을 거뒀다. '허정무호'도 지난해 10월 세네갈과의 평가전에서 2대0으로 이겼고 지난 3월 아프리카 최강 코트디부아르와의 친선경기에서도 최정예 멤버를 앞세워 2대0 완승을 거뒀다.
◇이동국 카드 꺼내 들까= 한국은 아르헨티나와의 조별리그 2차전 때 박주영(25ㆍAS모나코)을 4-2-3-1의 원톱 스트라이커로 출격시켰지만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최전방에 배치돼 고립되는 모습도 자주 보였다.
허정무 대표팀 감독이 4-4-2 전형으로 복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박주영의 투톱 파트너에 관심이 쏠린다. 비록 아르헨티나 전에서 후반 초반 결정적인 득점 찬스를 놓쳤지만 왼발 키커 염기훈(27ㆍ수원)이 우선 후보로 꼽힌다. 염기훈이 여의치 않다면 박주영과 같은 타깃형 스트라이커인 이동국(31ㆍ전북)이 나설 가능성도 크다. 이동국은 아르헨티나전 후반 36분 박주영 교체 선수로 그라운드를 밟았다. 허 감독은 지난해 9월5일 호주와 평가전 때 박주영-이동국 투톱을 실험했고 당시 박주영의 선제골 등으로 3대1 승리를 거두기도 했다.
한국 공격수들이 풀백 요원 타예 타이워, 우와 에치에질레의 부상 등으로 생긴 나이지리아의 수비 허점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파고들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