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창업 '핫' 피플] 이주남 '빨간모자' 대표

재료 고급화해 '최고의 피자' 지향

이주남 '빨간모자' 대표

입맛 까다롭기로 유명한 서울 강남에서 10년이 넘도록 입소문만으로 높은 매출을 올리고 있는 이탈리아식 주문피자 전문점 ‘빨간모자’의 이주남(56ㆍ사진)사장은 외식업과 상관없는 샐러리맨 출신이다. 지난 83년 퇴직금 800만원으로 서울 영등포 지하상가에 작은 선물가게를 차렸지만 주변 상권을 고려하지 않은 아이템 선정과 당시만 해도 낯설었던 정찰제 도입 등으로 만족할만한 결과를 얻지 못했다. 철저한 준비 없이 의욕만으로는 성공하기 힘들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 실패였다. 실패 원인을 철저히 분석한 그는 인근 햄버거 가게를 인수하면서 본격적으로 외식사업에 뛰어들었다. 나름대로 준비도 철저히 했고, 매장 운영도 아내과 함께 말 그대로 ‘목숨 걸고’ 했다. 이런 노력 때문인지 햄버거 가게는 8년 남짓 운영하는 동안 큰 어려움 없이 꾸릴 수 있었다. 평소 “고급 재료를 사용하고 정성을 들이면 최고의 맛이 나오고 고객은 자연히 감동하게 된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던 이 사장은 최고의 맛을 내기 위해 양질의 재료를 고집했다. 그러나 빵과 고기 패티 등 주 재료를 일괄 공급받는 햄버거 가게는 재료의 질이나 메뉴 개선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 재료와 조리의 한계를 느낀 그는 자연스럽게 피자 쪽으로 관심을 옮겨갔다. 피자는 햄버거와 달리 매장에서 직접 도우와 토핑을 제조하기 때문에 자신이 제대로 하면 최고의 맛을 내는 피자를 만들 수 있겠다고 생각한 것. 최고의 맛을 내기 위해서는 정통 피자를 먼저 익혀야 했다. 이탈리아, 미국 등을 돌아다니며 본토 피자를 직접 먹어보고, 미국제과협회 피자스쿨(AIB)에서 전문교육도 받았다. 이를 바탕으로 이 사장은 지난 92년 ‘이탈리아식 주문피자’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빨간모자를 론칭했다. 이 사장은 재료를 고급화하고, 론칭 초기부터 올리브유를 사용하는 등 주고객층인 아이들이 안전하게 먹을 수 있는 피자를 만드는데 주력했다. 보통 피자보다 50% 가량 비싼 최고급 육류와 채소를 엄선해 사용하고, 아이들이 어려서부터 자극적인 입맛에 길들여지지 않도록 향신료도 적게 사용하고 있다. 한국인 입맛에 맞는 다양한 메뉴를 개발한 것도 성장의 원동력이다. 지금은 일반화된 고구마피자, 검은깨 도우 등은 빨간모자에서 이미 개발해 판매하고 있던 메뉴다. 이 같은 메뉴가 좋은 반응을 얻자 다른 브랜드에서 이를 벤치마킹한 것이다. 또 배달전문 매장을 지향하는 빨간모자는 피자의 실제 수요층은 어린이들이지만 구매를 결정하는 것은 주부들이라는 것을 간파, 이들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이벤트를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이 사장은 “실제로 주부를 대상으로 한 이벤트를 진행하면 30% 이상 매출 증대효과를 얻는다”고 말했다. 올해로 론칭 15년째를 맞은 빨간모자는 하반기부터 가맹사업을 본격화한다. 이 사장은 “그동안 24개 점포를 운영하면서 마케팅, 홍보, 브랜드 관리 등에서 ‘규모의 경제’가 필요하다고 느꼈다”면서 “가맹사업을 위해 내년까지 직영 공장을 설립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02) 534-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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