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라가 리먼브러더스 출신인 자스짓 바탈(54ㆍ사진) 노무라 아ㆍ태법인 회장을 외국인으로서는 처음으로 최고의사결정 기구인 경영회의 멤버로 임명했다. 노무라는 특히 바탈을 조직 개편으로 신설한 도매부문 사장으로 임명했다. 이로써 바탈은 노무라의 '넘버3'로 대접받게 됐다. 노무라 경영회의는 경영 전략과 사업 계획, 예산 등을 포함, 노무라 그룹 경영에 관련된 사항을 심의 결정하며 10인으로 구성된다. 또 신설된 도매부문은 글로벌 시장과 투자은행(IB)과 기타 도매사업을 총괄하는 노무라의 핵심 부문이다. 인도 태생으로 옥스퍼드 대를 나온 바탈의 전격적인 승진 기용은 18개월 전 리먼 인수를 계기로 고삐를 죄어온 글로벌 시장 공략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바탈은 다음달 1일 도매부문 사장 취임 이후에도 해외 시장 공략을 강화하기 위해 홍콩에서 계속 근무할 예정이다. 20여 년간 리먼에서 근무한 바탈은 노무라 소속 리먼인들의 정신적 지주로 불렸다. 그는 2008년 9월 리먼 몰락 당시 리먼의 아ㆍ태법인 최고경영자(CEO)를 맡고 있었으며 직원 3,000명의 조직을 노무라가 흡수하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한 인물이다. 하지만 지난해 7월 올 회계연도(2010년 3월)가 끝나면 노무라를 떠나겠다고 발표, 노무라를 충격에 빠뜨린 바 있다. 최근 리먼 출신 인사들의 잇딴 이탈로 골머리를 앓던 노무라는 바탈을 눌려 앉힘으로써 조직을 안정시키는 것은 물론, 그의 풍부한 경험을 이용해 글로벌 시장 공략의 고삐를 죌 수 있게 됐다. 영국의 채용회사인 오드저 번슨의 금융부문 헤드인 사이몬 헤이스는 "노무라 입장에서는 리먼의 인력을 잔류시키는 게 매우 중요하다"면서 "바탈만큼 리먼 문화를 잘 이해하는 사람은 없다"고 말했다. 와타나베 겐이치(渡部賢一) 노무라홀딩스 사장은 "바탈의 능력을 활용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현재 노무라의 고위급 임원 70명 가운데 35%가 외국인이다. 시바타 타쿠미(柴田拓美) 노무라홀딩스 부사장 겸 도매부문 회장은 "노무라 내에서 일본인과 비 일본인의 차별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노무라는 최근 들어 월가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시바타 부사장은 "현재 1,600명 수준인 미국 법인 인력을 올해 말까지 2,000명 수준으로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통해 50% 수준인 해외매출 비중은 2015년까지 75%로 높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