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외산이 시장 잠식'은 사실무근

타이어조합 "재생타이어 중기 적합업종 허위 주장 도넘어"<br>미쉐린 시장점유율 오히려 하락<br>브리지스톤은 제품 생산 안해 전경련 등 비판에 조목조목 반박


중소기업 적합업종 규제 때문에 외국기업들이 국내 재생타이어 시장을 빠르게 잠식, 중기 밥그릇을 빼앗고 있다는 재계의 주장에 대해 중소업계가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조목조목 반박하고 나섰다.

특히 중소기업들은 전국경제인연합회 등 재계와 일부 국회의원이 재생타이어 산업에 대해 기초 지식도 없이 일방적으로 잘못된 주장을 확대 재생산하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대한타이어공업협동조합은 28일 성명서를 통해 "외국계 기업의 시장 잠식에 대한 우려는 사실과 전혀 다르다"며 "지난해 기준 미쉐린의 시장점유율은 0.87%로 전년대비 0.17% 포인트가 하락했다"며 "그나마 올해부터 중소기업에 OEM(주문자상표부착방식)을 통해 자사 브랜드 타이어에 한해 생산하고 있다"고 밝혔다. 타이어조합은 또 "브리지스톤은 국내에서 재생타이어를 생산하고 있지 않고, 재생타이어 생산 중소기업에게 고무 원료만을 공급하기 때문에 적합업종 지정 대상과는 무관하다"고 덧붙였다.


특히 타이어조합은 '재생타이어 시장에서 대기업이 물러난 사이 미쉐린과 브리지스톤 등 다국적기업들이 점유율 15%를 기록하고 있다'는 대기업 등의 주장에 대해 어이없다는 반응이다. 타이어조합 관계자는 "우리가 집계하는데 정작 우리는 전화 한 통 받은 적이 없다"며 "15%는 대기업 관계자가 (잘못된 통계인) 미쉐린 1%, 브리지스톤 10%를 합치고 추가로 더해서 추정치로 내놓은 듯 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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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전경련은 '중소기업 적합업종제도 폐해 사례'보고서에서 "11년 적합업종으로 지정된 재생타이어의 경우 국내 타이어 회사들이 주춤하는 사이 글로벌 타이어 업체인 미쉐린, 브리지스톤은 적극적으로 국내 시장 진출및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김상훈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달 보도자료를 통해 "전국경제인연합회 등에 확인해본 결과 (중간 생략) 한국타이어, 금호타이어가 빠진 이후 외국계 기업인 브릿지스톤과 미쉐린 타이어의 생산량은 지난해 대비 약 50% 가량 증가했고, 시장 점유율 역시 각각 10%, 1%로 늘어났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재생타이어 판매 현황을 공식 집계하고 있는 타이어조합에 따르면 미쉐린의 시장 점유율은 2010년 1.2%에서 2011년 1.0%, 지난해 0.9%로 하락세다. 또 브리지스톤으로부터 원료 등을 공급받는 5개 중소 개인사업자의 시장점유율은 10% 미만 정도로 이 수치는 적합업종 지정 전부터 지속된 것으로 확인됐다. 브리지스톤 관계자는 "자체 브랜드도 안 내고 직접 생산도 없이 장비, 원료, 기술만 개인사업자한테 공급해 적합업종하곤 개념 자체가 다르다"며 "고객이 버스, 트럭 정도로 정해져 있는 만큼 원료 공급으로 본 점유율도 수년째 변동률이 대동소이한 편"이라고 언급했다.

지방자치단체의 새 타이어 사용장려 정책과 경기침체로 재생타이어 시장 규모가 줄고 있는 가운데, 되레 시장 점유율을 늘려가는 것은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 등 국내 대기업이다. 두 업체 역시 OEM방식으로 생산하고 있으며, 지난해 적합업종 지정 당시부터 줄곧 10% 수준을 유지해왔다. 재생타이어 시장이 점점 작아지는 와중에, 두 업체는 합쳐서 2010년 4만5,000본으로 8.9%, 2011년 4만5,000본으로 9.7%, 2012년 4만600본을 생산해 10.3%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재생타이어 적합업종 논란이 가시지 않자 중소업계는 대기업과 일부 언론의 선동에 대해 저의가 뭐냐며 석연찮은 눈길을 보내고 있다. 타이어조합 관계자는 "정작 우리는 외국기업에 대해 신경도 안 쓰는데 왜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모르겠다"며 "처음 적합업종 지정 당시에도 먼저 외국계 잠식을 거론한 것은 대기업이었는데 1,000억원 조금 더 되는 이 시장에서 뭘 바라고 이러는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이어 그는 "재생타이어 시장 상황이 갈수록 안 좋아지고 있어 적합업종 지정은 중소업계의 생존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용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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