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10월 10일] 환율급락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환율이 며칠째 비정상적인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9일 외환시장에서는 원ㆍ달러 환율이 1,480원대까지 치솟았다가 정부의 개입으로 15원50전 떨어진 1,379원50전으로 마감했지만 사자만 있고 팔자는 없는 장 분위기로 봐 상승세가 계속될 우려도 있다. 하루 100원 가까이 치솟는 환율에 외환시장이 투기판 같은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시장 참여자들은 오른 속도만큼 빠른 속도로 떨어질 수도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미국발 금융위기로 세계경제가 요동치고 있는데도 위기의 진원지인 미국의 달러가 강세를 보이는 것 자체가 이상현상이다. 아무리 미국이 해외에 투자한 자산을 걷어들이고 있기 때문이라지만 우리 외환보유액이 충분하고 경제 펀더멘털에 이상이 없는데 원ㆍ달러 환율만 급등하는 것 또한 정상이 아니다. 이럴 때일수록 관계당국들이 하나가 돼 공격적 대책으로 시장의 불안을 잠재워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 달러 사재기에 대한 경고가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이 정도 경고로 외환시장이 이성을 찾으리라고 보는 것은 오산이다. 외국인이 국내 주식시장에 투자한 돈을 빼내가고 올 들어 경상수지 적자가 130억달러를 육박한 것이 달러 부족현상을 부추기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이 계속될 것이라는 심리적 불안에서 달러 매입의 쏠림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한마디로 한국경제에 대한 불안이 달러 사재기를 부추기고 있다. 충분한 외환보유액은 안중에도 없는 듯하다. 이 같은 분위기를 진정시키려면 부처마다 딴 소리를 낼 것이 아니라 한 방향으로 일사불란하게 움직여야 한다. 한국경제의 펀더멘털이 괜찮고 10월부터는 경상수지도 개선될 것으로 전망돼 오히려 환율급락을 걱정해야 할 상황이 올 수 있다. 정부의 목소리를 한곳으로 통일해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고 투기억제 등 공격적 대책으로 달러 매입 한쪽으로 쏠린 추를 바로잡아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환율의 급격한 하락은 급격한 상승만큼이나 충격이 크다. 기업이나 개인도 당장의 환차익의 단맛에 취했다가 환율이 급락하는 경우 피해를 당할 수 있다. 환율이 올라도 너무 올랐다는 인식이 있는 만큼 정부ㆍ기업 및 개인도 급락 때의 충격에 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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