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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는 디젤, 국산차는 가솔린'이라는 공식이 점차 희미해 지고 있다. 애초에 국산 디젤차는 수입차 공세를 의식한 '방어용'의 성격이 짙었다. 하지만 차종이 확대되고 세그먼트(차급)도 다양해지면서 국산 디젤차의 점유율이 나날이 높아지는 형국이다. 서울경제신문은 국산 가솔린차와 수입 브랜드의 틈새에서 무시할 수 없는 존재감을 뽐내고 있는 토종 디젤차를 모아 봤다.현재 현대·기아차의 승용 디젤은 모두 7종이다. 비율만 놓고 봤을 때 가장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디젤차는 'i40'와 'i30'다. i40의 경우 작년 전체 판매량 대비 디젤 비중이 무려 74.5%나 된다. i30의 디젤 판매량도 42.1%에 달했다.
이들 차종이 처음부터 젊은 층 공략을 위해 디젤 모델을 주력으로 내놓고 디젤 위주의 마케팅을 펼쳤음을 감안해도 놀라운 수치라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그랜저'와 '아반떼'의 디젤 모델은 절대적인 판매량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가솔린 차의 인기가 워낙 압도적인 탓에 이들 차의 디젤 비중은 11% 수준에 불과하다.
하지만 국내를 대표하는 베스트셀링카답게 작년 그랜저와 아반떼의 디젤 판매량은 각각 1만1,005대, 1만486대나 됐다.
한국GM과 르노삼성의 디젤 승용차 역시 꾸준한 인기를 보여주며 시장에 안착한 모습이다. 작년 3월 출시된 '말리부' 디젤은 벌써 6,862대가 팔리며 말리부 전체 판매량의 35.8%를 담당했다. 덕분에 지난해 3~12월 말리부 판매량은 전년 대비 69.6%나 늘었다.
르노삼성의 'SM5' 역시 작년 7월 출시 이후 하반기 동안 전체 판매량의 33.9%에 달하는 5,518대의 실적을 올렸다.
자동차 업계의 한 관계자는 "회사별로 주력 모델의 디젤차들이 고른 활약을 보이고 있다"며 "수입차와 달리 국산차의 경우 디젤이 가솔린보다 가격이 비싸다는 점 때문에 국산 디젤차의 성공은 시기상조라는 우려는 이제 기우가 돼 버린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디젤 모델이 국산차 시장에서도 가파른 성장세를 나타내면서 업체들 역시 현대·기아차를 중심으로 라인업 확대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선 올 하반기 신형 '쏘나타'에 이어 내년에는 럭셔리 세단인 '제네시스'까지 디젤 엔진을 얹은 모델을 추가로 공개할 계획이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요즘 상당수의 젊은 고객들은 초기 비용 부담이 있더라도 유지비가 적은 차를 선호하는 만큼 디젤 라인업을 지속적으로 늘려 수입차 공세를 막아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