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환율, 한치 앞 모를 '살얼음판'

■ 환율 133원 폭등 '11년來 최고'<br>1,100원~1,500원서 폭등·폭락 반복 가능성<br>정부, 대책 부심속 달러 추가지원 초읽기


16일 원ㆍ달러 환율이 10년10개월 만에 최대폭으로 오르면서 외환시장이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태에 빠졌다. 전문가들은 달러 유동성 경색에 이어 경기침체 우려가 증폭돼 환율불안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최근 환율 폭등세가 국내 외환보유액이나 펀더멘털 등에 비해 과도하다는 인식이 지배적이어서 외부여건이 조금만 안정되면 환율이 폭락할 것이라는 시각도 많다. 연말까지 환율이 1,100원과 1,500원 사이에서 폭등과 폭락을 반복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R의 공포에 외환시장 패닉=이날 원화가치 폭락은 일단 R(recessionㆍ경기침체)의 공포 때문이다. 각국의 공조에도 국제금융시장의 불안이 지속되는데다 실물경제 위기가 가시화되면서 ‘무조건 달러를 사자’는 심리가 재연되고 있다. 지난 9월 신규 취업자 수가 3년7개월 만에 가장 적은 11만명선까지 떨어지면서 국내 경기침체 우려가 커진 것도 원화 투매를 부채질했다. 외국인들이 유가증권시장에서만 6,360억원가량을 순매도하고 전일 국제 신용평가사인 S&P가 국내 7개 금융기관을 부정적 관찰대상에 올린 것도 불안감을 부추겼다. 게다가 붕괴상황까지 몰린 스와프시장도 현물환시장에서의 달러 매수세를 부추겼다. 외환스와프시장에서 현물환율과 선물환율 간 차이인 스와프포인트 1개월물은 외화자금 부족의 영향으로 이틀간 1원50전 떨어지면서 -6원50전을 기록했다. 달러와 원화를 교환하면서 달러 이자는 주는 반면 원화 이자는 안 받아도 좋으니 달러를 빌려달라고 아우성일 정도로 악화된 것이다. 국내외 경제여건이 극도로 불투명해지면서 외환시장도 안개 속을 헤매고 있다. 일시적으로 1,500원을 넘어설 수도, 1,200선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도 상존해 있는 것이다. 김영선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원은 “외국에서의 자금유입이 어려운 상황이어서 환율이 당국의 개입으로 1,200원 아래로 떨어지더라도 오래 유지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JP모건체이스은행의 임지원 박사도 “자금경색 현상이 확대되고 있어 원ㆍ달러 환율이 연말까지 1,150~1,400원에서 급등락을 반복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 달러 추가 지원 초읽기=정부는 시중 달러 유동성이 다시 악화되자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우선 정부는 은행들의 달러 사정을 매일 점검해 ‘달러 사재기’를 막기로 했다. 특히 ‘0순위’로 거론되는 단기대책은 시중은행에 달러를 추가 공급하는 방안이다. 정부는 이미 스와프시장 100억달러, 수출 중소기업과 시중은행 50억달러의 외화유동성을 공급하기로 했다.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도 지난 11일 “어떤 경우라도 은행들에 디폴트가 일어나지 않도록 롤오버 자금의 경우 100% 외환보유액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재정부의 한 관계자는 “금융시장 상황에 따라 필요하면 100억달러 이상이 되더라도 충분히 공급하겠다는 게 기본방침”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또 지난주부터 대기업이 쌓아뒀던 달러를 내다팔면서 시장안정에 상당히 기여한 만큼 업계의 협조도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금융불안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시장안정을 위한 중기 액션플랜을 다듬는 한편 실물경제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수출ㆍ고용ㆍ물가 등에 걸친 입체적인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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