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23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예금 지급준비율을 조정한 뒤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번 조정은 통화증가 속도를 감속시키는 효과가 있겠지만 콜금리 0.25%포인트 조절에 비해 금리변동 효과는 상당히 낮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중소기업 대출과 주택담보 대출에 모두 영향이 있겠지만 중소기업에는 큰 부담이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지준율 인상과 콜금리 인상의 차이점은.
▦금리와 통화, 즉 유동성과의 관계는 기계적이지 않다. 통화정책은 콜금리 목표로 운용해오고 있지만 해외 부문을 통한 유동성 공급이 늘어난다든가 자금수요 측면에서 특이한 현상이 일어날 경우 다른 수단이 있다면 부분적으로 보완수단으로 쓸 수 있다고 판단한다. 지준율 변경으로 통화증가 속도를 감속시키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
-다음달 콜금리 조정과의 연관성은.
▦지준율 인상과 다음달 콜금리가 연결돼 있다고 말할 수는 없다. 단지 이 조치가 금융기관의 여신팽창 속도를 늦추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다음달 콜금리 목표는 경제상황에 따라 다시 정해야 한다. 지준율 인상조치는 12월23일 이후 적용되기 때문에 효과는 상당히 오랫동안 지켜봐야 한다. .
-앞으로 지준율을 추가로 올릴 것인가.
▦추가로 쓸 생각은 없다. 이번 조정은 과거 10년 동안 우리나라 금융의 자본수지 구조가 많이 바뀌고, 특히 중앙은행의 여신제도 변화와 금융기관의 외자차입 등 달라진 상황을 반영한 것이다. 지준율은 금융기관의 수지에 다소 영향을 주는 요소가 있기 때문에 한은의 주된 정책수단은 콜금리 목표를 변경함으로써 금융 흐름에 영향을 주는 것이다. 요구불예금에 대해 지준율을 2%포인트 인상함에 따라 5조원이 못 되는 정도의 필요지급준비가 늘어나게 된다.
-그동안 부동산을 타깃으로 통화정책을 운용하지 않겠다는 기조와 상충하는 게 아닌가.
▦부동산과 관계가 있지만 유동성이 부동산과 관련된 것만은 아니다. 이번에 지준율 변경이나 통상적인 금리 변경은 결국은 유동성의 가격, 즉 금리 또는 통화량 등을 적정 수준에서 조정하기 위한 것이다.
-지준율 인상이 국민에게 미치는 영향은.
▦금융기관이 예금금리를 낮출지, 대출금리를 얼마나 올릴지 정확하게 알 수 없다. 단지 은행은 대출금리를 올려 보상받으려 할 수 있다. 또 대출금리 상승과 요구불금리 하락 효과가 있더라도 규모는 별로 크지 않다. 콜금리 목표 조정보다 금리변동 효과는 상당히 작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