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올 여름 전력수급 이상없다

◎17개 발전소 내달까지 완공 공급 “여유”/전기요금체계 개선 등 수요관리도 만전「여름철에 출고된 자동차와 가전제품은 사지마라.」 무더위가 기승을 부렸던 지난 94년 여름에 유행한 격언이다. 전력공급이 원활치 않아 자동차 생산라인에 양질의 전기가 공급되지 못해 로봇이 제대로 작동치 않는 경우가 많아 불량제품이 속출했다 해서 나온 말이다. 이 때 전력예비율은 사상최저인 2.8%를 기록했었다. 당시 고른 전압의 전기가 필요한 전자제품공장에도 이상전기가 공급돼 말썽을 빚기도 했다. 전력난은 이처럼 부채질로 더위를 견뎌야 하는 개인 차원의 짜증을 뛰어넘어 산업전반에 악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올여름 소비자들은 자동차와 가전제품을 안심하고 구입해도 될 것 같다. 정부와 한국전력이 마련한 「97년 하절기 전력수급전망」을 보면 올해 국민들은 전력난을 겪지 않고도 한여름을 보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올여름 최대 전력수요는 지난해의 3천2백28만2천㎾보다 3백72만6천㎾(11.5%) 늘어난 3천6백만8천㎾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이보다 43만8천㎾가 낮은 3천5백57만㎾로 전망) ○수요 3,600만㎾ 전망 최대수요중 냉방수요는 작년의 6백62만3천㎾보다 19.9%(1백31만7천㎾) 늘어난 7백94만㎾가 될 것으로 보여 이상고온에 따른 영향이 지난해보다 클 것으로 보인다. 냉방수요는 여름철 전력의 안정적 공급에 최대 복병이다. 따라서 지난 94년과 같은 이상고온이 발생하면 최대전력수요는 96년보다 16.8% 증가한 3천7백70만8천㎾가 될 전망. 전력예비율이 50%를 넘던 10년전만 해도 정부와 한전은 전력설비를 과잉투자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94년 최악의 전력난을 겪은 뒤 이같은 시비는 자취를 감추었다. 여름철 전력난은 지난 94년 이후 3년간 연례행사처럼 치러졌는데 이는 발전소 건설부진으로 공급능력이 딸렸기 때문. 에너지경제연구원 관계자는 『지난 90년부터 94년까지의 전력수요 예측이 잘못돼 충분한 투자가 이뤄지지 못한 결과 지난해까지 매년 간신히 여름을 넘겨왔다』고 말한다. 전력공급능력은 지난 92년 2천1백74만㎾에서 93년 2천4백41만㎾, 94년 2천7백43만㎾, 95년 3천1백97만㎾, 96년 3천4백29만㎾ 등으로 매년 크게 늘었지만 전력예비율은 92년 6.4%에서 93년 10.4%, 94년 2.8%, 95년 7%, 96년 6.2% 등으로 불규칙성을 보이고 있다. 전력수요는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반면 발전소 건설이 쫓아가지 못했던 것이 주요원인이다. 지역이기주의로 발전소 건설이 차질을 빚은데다 소비자와 기업들의 과소비가 전력수요 폭증을 부채질하고 있다. 정부와 한국전력은 올해의 막대한 수요량을 감당하기 위해 ▲공급능력 확충 ▲수요관리 강화란 두가지 기본 대응전략을 마련해 놓고 있다. 통상산업부와 한국전력은 먼저 공급능력을 확충하기 위해 현재 마무리작업이 한창인 원자력발전소 월성 2호기를 비롯해 보령 복합화력발전소 등 화력 7기, 팔당수력(증설) 등 소수력 3기, 울릉도 내연 등 내연력 4기 등 모두 17개의 발전소를 오는 7월 이전에 조기완공함으로써 4백62만4천㎾(현재 계획보다 다소 지연되고 있는 보령복합 5, 6호기를 7월말에 준공할 경우 30만㎾ 증가함)를 확보할 방침이다. 이에따라 올여름 전기 총공급능력은 3천8백52만㎾에 이를 전망이다. 정부는 그래도 전력난이 우려될 경우에 대비, 현대대산단지(25만㎾) 등 민간의 열병합발전소 26개소로부터 57만6천㎾(신규 6개소 36만3천㎾)의 전력을 구입할 계획으로 있다. 또 여름철에 계획된 예방정비를 최소화시켜 정비를 위한 설비중단으로 인한 전력생산 차질을 가급적 줄인다는 방침이다. 올여름 계획 예방정비를 실시할 예정인 발전설비는 56만㎾ 규모의 삼천포 2호기(8월까지)를 비롯해 20만㎾급 영남 1호기(8월 중순까지), 23만5천㎾급 서인천 4호기(8월부터 9월사이)등 3기 99만5천㎾(설비용량의 2.5%)에 이른다. 두번째 전략인 수요관리 강화 방안을 보면 ▲요금제도 개선 ▲전기대체 냉방기기 보급확대 ▲고효율 기기 보급확대 등 세가지로 요약된다. ○대체 냉방기 보급 확대 여름철 최대 전력수요는 하오 2∼4시대에 발생한다는 점에서 이 시간대의 전력사용량을 줄여 다른 시간대로 유도하면 부하를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수요관리를 통한 전략은 사용자들에게 실제로 이익이 돌아간다는 점에서 공격적인 절감방안이다. 통산부와 한전은 「자율절전에 대한 요금할인제」와 「여름철 휴가 보수조정 요금할인제도」 등 전기사용을 줄이는 기업이나 기관에 이익을 안겨줌으로써 전력사용을 줄인다는 방침을 마련했다. 한전은 계약전력이 1천㎾이상인 일반용 및 산업용 수용가가 하오 2시∼4시 사이에 연속 30분이상 최대수요를 20% 이상 줄일 경우 ㎾당 1백원이상 전기요금을 깎아주기로 했다. 기간은 7월21일부터 25일, 8월7일부터 22일까지 모두 16일간이다.(자율절전 요금할인제) 또 7월21일부터 26일, 8월11일부터 14일 등 모두 10일동안 집단휴가로 공장가동을 중단하는 등의 방법으로 전력소비를 줄인 수용가에 대해서는 ㎾당 5백30원이상 전기요금을 줄여줄 계획이다.(여름철 휴가보수조정 요금할인제도) 한전은 전기대체 냉방기기 보급확대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한전은 올해 빙축열 냉방기기 신규보급으로 2만2천㎾, 가스냉방기기 신규보급으로 15만8천㎾의 전력수요를 억제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고효율기기 보급확대의 경우 전자식 안정기와 전구형 형광등 고효율 자동판매기의 보급지원제를 활성화함으로써 최대 2만2천㎾의 전기수요를 억제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전력예비율 5∼7% 유지 한전은 이와함께 발전소의 고장 최소화를 위해 지난달부터 모든 원자력발전소에 대한 특별점검에 돌입했으며 수화력발전소에 대해서도 계획 예방정비 및 운영실태를 점검키로 했다. 통산부와 한전은 이같은 전략을 통해 올해 전력예비율을 평시에는 7% 이상, 이상고온이나 발전소 불시정지 등 위급상황에도 5% 수준을 유지해 안정적인 전력공급을 유지하겠다는 목표을 세워놓고 있다.<한상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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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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