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3조 넘는 ELS 조기 상환액, 재투자 한다면 ELS에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에 他상품보다 안정성 갖춰

코스피 2100 넘으면 ETF로 옮겨타는 것이 유리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연일 신고가 기록을 세우는 등 해외지수 상승세에 힘입어 7월 주가연계증권(ELS)의 조기상환액이 3조원을 넘기며 연중 최고치로 올라섰다. 만기상환을 포함하면 4조원이 넘는 이 자금을 재투자한다면 어디가 좋을까. 전문가들은 ELS가 바람직하다고 입을 모은다. 다만 코스피지수가 2,100포인트를 넘어 대세 상승기에 진입하면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등으로 옮겨 타는 것이 유리하다는 조언도 나온다.

27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24일까지 조기상환된 ELS는 총 1,111개, 금액은 3조4,58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4월 3조285억원의 연중 최고치를 넘어서는 규모다. 공모형 ELS는 420개 종목, 1조7,522억원이 조기상환됐고 사모형의 경우 691개 종목, 1조7,062억원이 만기 전에 상환됐다.


이달 들어 조기상환이 크게 늘어난 것은 코스피200과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 S&P500 등을 기초자산으로 사용한 지수들이 안정적인 상승세를 나타냈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P500지수는 올 들어 8.5%, 유로스탁스50지수는 5.2%, 항셍지수는 3.9% 상승했다. 지난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닛케이255지수 역시 5월 1만4,000포인트대까지 떨어졌다가 현재 1만5,457.87포인트로 두 달 새 10% 올랐다.

올 들어 첫 평가일에 조기상환 가능성을 높인 ELS의 발행량이 크게 늘어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신한금융투자의 '첫스텝85지수형ELS'가 대표적이다. 1월 첫 발행을 시작한 이 상품은 첫 평가일에 기초자산이 85% 수준 아래로 떨어지지 않으면 조기상환된다. 보통 스텝다운형 ELS의 경우 첫 평가일의 조기상환 기준이 95%인 경우가 많다. 조기상환이 쉽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첫스텝85지수형ELS'는 지난달 기준으로 판매금액이 2,000억원을 넘어섰다.

올해 발행한 ELS의 조기상환이 대부분 이달부터 시작되는 데 따라 앞으로 조기상환 규모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상반기 ELS 발행 규모는 총 27조5,095억원으로 반기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이중호 동양증권 연구원은 "조기상환을 선호하는 ELS 투자자들이 늘어나면서 증권사들도 상환 가능성을 높인 상품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면서 "중위험 중수익에 대한 수요가 여전히 큰 만큼 ELS 시장은 안정적인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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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들어서만 조기상환과 만기상환을 포함해 ELS에서 흘러나오는 4조3,649억원. 보통 ELS 투자자들은 상환금액 대부분을 재차 ELS에 투자하는 경향이 있지만 최근 들어 해외지수가 부담스러운 수준까지 상승하면서 재투자를 꺼리는 움직임이 감지된다. 4월 5조4,081억원으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던 ELS 발행액은 5월 4조2,153억원, 6월 4조1,744억원으로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특히 이달 발행된 ELS는 4조26억원으로 상환액을 밑돈다.

시장 전문가들은 그러나 여전히 ELS의 매력이 높다고 평가한다.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보통 연 7% 내외의 수익을 추구하는 ELS를 대체할 만한 상품이 많지 않다는 얘기다.

박성희 대신증권 도곡지점장은 "발행 규모가 줄어들고는 있지만 여전히 80%가량의 ELS 투자자는 만기 후 재차 ELS에 투자하고 있다"면서 "특히 지수형 ELS의 경우 타 상품에 비해 안정성이 높은 만큼 투자자들의 충성도가 커지고 있는 추세"라고 전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변동성에 기초한 구조화 상품인 ELS에서 주식시장으로 투자 패턴이 옮겨갈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코스피지수가 장기 박스권 상단인 2,050포인트를 넘어설 것이라는 기대감이 큰 만큼 직접 주식에 투자하거나 펀드에 투자해 상승 랠리에 동참하는 것이 수익률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얘기다.

임동욱 신영증권 대치센터 팀장은 "최근 유럽에서 양적완화 이야기가 나오고 국내에서도 경제팀이 새로 부임하면서 경기진작정책들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며 "시장상황에 따라 ELS를 초과하는 수익률을 노리고 직접 주식투자에 나서거나 펀드 등 주식형 상품으로 갈아타는 시점을 조율하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구조적으로 ELS 시장이 크게 위축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면서도 "그러나 코스피지수가 박스권 상단을 뚫고 2,100포인트 가까이 상승한다면 ELS 자금이 레버리지 ETF를 포함한 주식시장으로 옮겨가기 시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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