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앤더슨, 엔론 재정위기 미리 감지

내부 고위간부작성 메일 내용서 드러나… 엔론의 회계 감사를 맡았던 아더 앤더슨이 점점 더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는 아더 앤더슨이 이미 지난해 2월 엔론의 재정상의 문제에 대해 감지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내부 E 메일을 통해 밝혀졌다고 17일 보도했다. 또 엔론은 이날 앤더슨의 엔론 문서 파기와 관련, 회계업무를 담당하던 실무자들이 징계 조치되는 등 사태가 점점 더 악화되자 아더 앤더슨을 외부 회계 감사직에서 해임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워싱턴 포스트에 따르면 앤더슨의 한 고위 간부가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메일에는 "엔론으로 인해 회사(앤더슨)의 명예가 실추될 수도 있다"며 "엔론을 고객 명단에서 제외하는 것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아더 앤더슨은 엔론이 재정상의 문제를 시인하기 8개월 전 이미 엔론의 심각한 재정위기를 감지하고 있었던 사실이 밝혀져 도의적인 책임은 물론 법적 책임에 대한 논란도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 엔론의 채권 기관인 삼손 인베스트먼트는 엔론 회계 감사인 아더 앤더슨의 감사 내용을 근거로 엔론에 대한 투자를 결정했다가 결과적으로 큰 피해를 보게 ?다며 아더 앤더슨을 고소한 상태다. 외신들은 또 아더 앤더슨과 엔론의 경영진은 물론 엔론이 분식기장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도 눈감아준 회계, 법무법인, 금융 기업의 주요 인사들이 줄줄이 민ㆍ형사 소송의 대상의 될 것으로 관측했다. 특히 셰론 왓킨스 엔론 부사장이 케네스 레이 회장에게 엔론 회계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보고한 이후 엔론의 회계 관행이 별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낸 엔론의 법무법인 빈슨 앤드 엘킨슨도 민ㆍ형사상의 책임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엔론 사태의 여파로 금전적인 손실을 입은 기업들도 상당수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났다. 엔론의 최대 채권은행인 JP 모건 체이스는 엔론과 관련, 지난 4분기에만 4억5600만달러의 손실을 기록했다. 또 미국의 에너지 공급업체인 리치몬드역시 엔론과의 계약으로 입은 손실이 9,700만달러에 달한다고 언론들은 전했다. 윤혜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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