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건설·해운 신용등급 줄줄이 하락

회사채 상반기 만기 몰려 유동성 우려 커져


건설ㆍ해운업종의 상당수 기업들이 상반기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를 보유해 유동성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기관투자자들이 건설ㆍ해운업종 회사채에 대한 투자를 기피하고 있는 만큼 회사채 발행을 통한 상환이 여의치 않아 자금난과 신용등급 강등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3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 나이스신용평가 등 국내 3개 신용평가사는 지난달 25일 한진해운의 회사채 신용등급을 기존 A에서 A-로 한 단계 낮췄다. 또 쌍용건설이 지난달 26일 기업재무구조개선(워크아웃) 작업에 들어가면서 신용등급을 기존 B-에서 CCC로 강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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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건설ㆍ해운업종의 신용등급 강등은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라는 점이다. 동부건설은 상반기에 2,080억원의 회사채 만기가 도래한다. 무보증회사채를 통한 자금조달이 여의치 않은 만큼 담보부사채를 발행할 계획이지만 회사채 만기 물량이 적지 않아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동부건설은 지난해 3ㆍ4분기 기준으로 부채비율도 368.9%에 달해 회사채 상환이 여의치 않을 경우 신용등급 강등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한라건설과 코오롱글로벌도 상반기에 각각 2,400억원, 1,810억원의 회사채와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 만기가 도래할 예정이다. 그룹 차원에서 지원 가능성이 있지만 만기 상환에 대한 부담이 적지 않다. 두산건설과 한화건설도 각각 7,500억원과 1조1,800억원의 채무를 갚아야 해 자금 부담이 클 것으로 평가된다. 김익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한화건설ㆍ두산건설ㆍ계룡산업ㆍ코오롱글로벌ㆍ동부건설은 올해 회사채와 PF관련 우발채무의 만기 물량이 특히 많다”며 “유동성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있어 자금조달 능력을 체크해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해운업종 역시 업황 악화로 신용등급이 낮아질 우려가 높다.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의 상반기 회사채 만기 물량은 각각 5,800억원, 4,400억원에 달한다. STX팬오션 역시 상반기 2,000억원의 회사채를 상환해야 한다. 김홍균 동부증권 연구원은 “한진해운이 올해 상환해야 하는 차입금이 1조7,000억원에 달하는 데다 연간 이자비용이 약 4,000억원으로 추정된다”며 “한진해운이 미래매출채권에 대한 자산유동화와 부산신항만 장비 매각 등을 통해 유동성을 확보할 계획이지만 단기간 내 상환 부담이 큰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송민준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해운업체들이 회사채와 장기 기업어음(CP) 발행으로 자금을 조달했는데 현재 상환 부담이 매우 과중하다”며 “해운업체들이 유상증자, 부동산 매각 등을 통해 유동성을 보강하고 있지만 해운시황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자금조달이 부담스러운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강동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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