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韓 통화정책, 日 버블 형성기와 유사"

노무라證, 또 경고 메시지<br> 국제공조 강조·비둘기파 중앙銀총재등 닮은 꼴<br> "물가안정 위협 요인 고조땐 신속히 금리 올려야"

"지난 1980년 후반의 일본과 2010년 한국 통화정책은 판박이(!)" 일본계 증권사 노무라증권이 3월 1980년대 일본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실패를 빗대 한국의 금리정책에 경고의 메시지를 보낸 데 이어 재차 한국경제를 향해 저금리에 따른 버블론을 우려하는 목소리를 전했다. 특히 국제공조를 중시하는 '비둘기파' 신임 총재의 등장이 당시 일본 중앙은행의 지배구조를 연상시킨다는 점을 꼬집었다. 12일 노무라는 '한국경제보고서'에서 한국의 경제환경뿐 아니라 중앙은행의 의사결정 구조도 1980년대 일본은행과 닮은 꼴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권영선 노무라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 보고서에서 "현재 한국의 통화정책 환경은 여러 면에서 1980년대 후반 버블 형성기의 일본과 놀라울 정도로 유사하다"고 밝혔다. 우선 1980년대 일본과 2010년 한국은 각각 플라자합의와 금융위기라는 대형 외부충격 이후 빠른 경기회복을 보이고 있는 점에서 전제가 비슷하다. 회복과정에서 소비자물가 안정세가 이어지고 저금리를 배경으로 과잉 유동성이 생기고 있다는 점도 공통적이다. 특히 글로벌 정책공조를 강조하고 있는 점도 닮았다. 미국과 일본은 1987년 당시 정책공조를 강조하며 플라자합의에 이르렀고 현재 우리 정부는 글로벌 정책공조를 강조하며 출구전략 시기를 미루고 있다. 특히 노무라는 중앙은행의 지배구조도 흡사하다고 짚었다. 당시 일본에서 사토시 스미타 전 재무부 차관이 총재에 임명되면서 일본은행이 정부 기대에 부응하는 통화정책을 펼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고 집행간부 역시 국내파와 국제파로 나뉘어 국제파가 정책공조 등을 주도했다는 게 권 이코노미스트의 분석이다. 김중수 신임 한국은행 총재가 주요국과의 정책공조 및 정부와의 정책협조를 강조하고 있는 것은 당시 일본 중앙은행과 비슷한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한일의 차이점은 한국의 정책당국자들이 1980년대 후반 일본 버블, 1997년 외환위기와 최근 미국 주택버블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다는 점을 꼽았다. 권 이코노미스트는 "1980년대 일본 버블의 교훈은 물가상승률이 낮더라도 물가안정을 위협하는 요인들이 커질 때는 신속히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한은이 저물가와 정책공조에 지나치게 집중할 경우 1980년대 후반 일본은행처럼 금리인상 시기를 놓치면서 경기진폭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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