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美경제 회복시기 FRB 의견 분분

낙관론, 하반기 본격 반등… 비관론, 불황 당분간 지속'회복이냐, 둔화 지속이냐.' 미국 경제의 올 하반기 회복 여부를 놓고 논란이 분분하다. 심지어는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멤버간에도 시각차가 현저하다. 마이클 모스코 시카고 연방은행 총재는 15일(현지시간) 올 하반기 미국 경제가 회복될 것이라고 밝힌 반면 로버트 맥티어 댈러스 연방은행 총재는 미국 경제가 조만간 반등할 징조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이처럼 미국 경제의 사령탑인 FRB 내에서조차 이견이 불거지고 있는 것은 최근의 경제지표를 바라보는 시각에 상당한 갭이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지만 세계 자본시장 흐름, 이머징마켓 동향 등을 감안하면 경기둔화 지속에 조금 더 무게가 실리는 양상이다. ◆ 경제 상황을 보는 시각차 커 맥티어 총재는 미국 경제의 앞날을 다소 비관적으로 보는 배경으로 회복을 점칠 수 있는 소재의 빈곤을 들었다. 당장 미국 경제 상황을 침체로 규정하기는 어렵지만 반등을 점칠 수 있는 어떤 신호도 발견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뉴욕타임스는 최근 미국 소비자들이 감원 바람으로 실업률이 증가하자 씀씀이를 줄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민간 소비는 국내총생산(GDP)의 3분의2를 차지할 정도로 경기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는데 뉴욕타임스는 부시 행정부가 세금 감면과 금리 인하를 통해 소비세 유지에 나서고 있음에도 실업률 증가로 개인소득 증가율은 지난 96년 1월 이래 처음으로 2%를 밑돌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모스코 총재는 인플레(물가)가 잡히고 있고 소비자 신뢰 또한 나쁘지 않다는 점을 낙관론의 근거로 든다. 실제 주택용 전기료와 천연가스, 휘발유 가격이 크게 떨어지면서 6월 생산자물가지수가 0.4% 하락하고 미시간대학의 7월 중 소비자신뢰지수 역시 93.7을 기록하는 등 3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인다는 점이 이 같은 전망을 뒷받침한다. 특히 모스코 총재는 제조업 생산이 바닥을 헤매고 있는데도 달러화 강세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즉 달러화 강세는 미국의 정치 안정과 미국 생산성의 지속적인 강세 전망을 반영한 산물이라는 것이다. ◆ 세계 자본시장 흐름 부정적 모스코 총재가 미국 경제 회복의 한 근거로 제시한 달러화 강세는 사실상 미국 경제는 물론 세계 경제에 상당히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게 경제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90년대 들어 해외자본은 지속적으로 미국 시장에 흘러 들어가고 있으며 최근에는 그 규모가 더욱 커지고 있다. 실제 지난해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와 여타 국가들의 경상수지 흑자 합계분을 비교한 세계 순자본 수출 가운데 64%는 미국으로 들어갔다. 이는 99년의 60%보다 많은 것이며 특히 92~97년의 평균치인 35%에 비해 2배에 가까운 것이다. 아르헨티나 위기로 촉발된 이머징마켓 불안은 이 같은 상황을 더욱 확대ㆍ재생산하고 있다. 아르헨티나 금융위기에 대한 불안감이 투자가들 사이에 확산됨에 따라 도피처를 찾는 자금이 미국 국채시장으로 유입, 최근 미 국채가격은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이 같은 미국 시장으로의 자금유입 러시는 달러화 강세를 부추기고 있는데 최근 달러화는 세계 주요 55개국 통화 가운데 멕시코의 페소화, 페루의 누에보솔화 등을 제외한 52개 국가의 통화에 대해 강세를 보인다. 현재 미국 경제는 달러의 환율이 97년 이래 27% 이상 평가절상돼 있어 수출에 차질을 빚는 등 상당한 타격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점증되는 달러화 강세는 제조업 침체를 가속화시켜 미국의 경기 회복을 가로막는 주요인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아르헨티나 위기는 멕시코나 아시아 등 여타 이머징마켓에 반사이익을 주기보다는 미국의 주도적 경기부양 노력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 미국의 하반기 경기 회복을 더욱 어렵게 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구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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