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러브미 투게더] 30대 남성 직장인 "나는 쌀로 다이어트 했다"

밥·국에 3~4가지 반찬, 하루 세끼 규칙적 식사

7개월새 허리 4cm 줄어 목표체중 72kg에 근접

쌀 다이어트 식단

직장인 하민욱(32·가명)씨에게 매해 여름은 뱃살과의 혹독한 전쟁이 시작되는 시기다. 노출이 잦아지는 때이니만큼 늘어난 뱃살이 신경 쓰이는 건 어쩔 수 없다. 하씨는 해마다 여름을 앞둔 5월부터 한 달간 고구마·닭가슴살을 번갈아 집중 섭취해 체중을 줄이는 독한 다이어트를 이어왔다. 반짝 효과는 있었다.

문제는 이후 찾아드는 요요현상이다. 일정 기간 한 가지 식품만 70% 이상 섭취하는 '원 푸드 다이어트'는 단숨에 목표 체중에 도달하는 기쁨을 줬지만 근본적인 체질·체형 개선은 어려웠다. 하씨는 올해 새해 첫날부터 더 근본적인 건강 다이어트를 하리라 마음먹었다.


자칭 '한식 마니아'답게 꺼내 든 카드는 '쌀 다이어트'. 밥·국에 3∼4가지 반찬을 곁들여 하루 세 끼 규칙적으로 식사했다. 특정 음식을 아예 먹지 않거나 임의로 제한된 식사를 하지는 않았다. 밥은 단독으로 한 끼 식사가 되지 못한다. 고기·생선·채소 등 다양한 반찬과 골고루 어우러질 때 비로소 균형 잡힌 한 끼 식사가 될 수 있다. 하씨는 김치·나물 등의 채소류와 된장국 등 숙성과정을 거친 발효식품, 두부 등으로 저칼로리 건강 식단을 만들어 꾸준히 섭취했다. 처음부터 체형 변화가 두드러지지는 않았지만 7개월째 접어든 지금은 허리둘레가 4㎝ 줄고 목표 체중 72㎏에 근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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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에 대한 대표적인 오해 중 하나가 쌀이 탄수화물 덩어리이기 때문에 비만의 주범일 것이라는 생각이다. 하지만 실제로 밥 성분은 복합당으로 이뤄져 단순당의 비율이 높은 밀가루 음식보다 같은 양을 먹어도 포만감이 크다. 밥 100g당 칼로리는 145㎉로 같은 양의 빵(260㎉)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지방 함량도 밀가루의 4분의1 정도다. 의사 등 전문가들은 밥을 규칙적으로 잘 챙겨 먹는 것이 효율적인 다이어트의 첫 단추를 잘 끼우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영양관리 연구를 꾸준히 진행해온 비만 전문가 강재헌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쌀 때문에 살이 찌는 게 아니라 밥과 같이 과도하게 섭취하는 반찬이 원인"이라며 "조리 때는 물론 끼니마다 식사하던 습관을 바꿔 과일→반찬→국→밥 순으로 먹으면 체내 과도한 염분 흡수를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무리 정량을 지킨 '쌀 다이어트'라도 불규칙한 식사라면 하씨와 같은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우리 몸속에는 식욕을 억제하는 호르몬인 렙틴과 배고픔을 느끼게 하는 호르몬인 그렐린이 있다. 불규칙한 식습관은 렙틴과 그렐린의 자연스러운 생성을 방해한다. 이 때문에 공복 후 식사할 때 폭식을 하게 되고 간식을 먹고 싶은 생각도 더 난다. 불규칙한 식습관이 지속되면 지방 분해를 촉진하는 호르몬인 아디포넥틴도 적게 나온다. 강 교수는 "기간을 정해놓고 '뭘 먹지 않는다' '하나만 먹는다'는 부정적 접근이 아니라 밥과 함께 여러 음식을 고루 섭취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쌀 다이어트'는 긍정적"이라며 "막연한 오해로 쌀 등 특정 음식을 한정된 기간에 기피하기보다 굶지 않고 꾸준히 식이요법을 이어가는 게 근본적인 건강 다이어트"라고 말했다.


김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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