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강추위가 이어지고 있지만 이웃에게 온정을 전하는 기부행진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때일수록 가진 것을 불우한 이웃들과 함께 나누는 따뜻한 마음이 추위까지 녹이며 훈훈한 감동을 전하고 있다.
◇사랑의 열매 다시 불붙나=26일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따르면 지난 10월 성금 유용사건으로 시민들이 기부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지만, 새로운 집행부가 들어서고 개혁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시민들의 기부행진이 다시 이어지고 있다.
모금회의 한 관계자는 "성금 유용사건으로 지난 10월과 11월의 경우 모금회 활동에 실망한 시민들이 이탈하는 양상이 나타나기도 했다"며 "하지만 이후 모금회가 진심으로 반성하고 개혁안을 내놓으면서 시민들이 다시 기부행렬에 동참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랑의 열매'로 시민들에게 더욱 친숙한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올해 3,200억원의 모금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의 3,318억원보다 소폭 줄어든 것이다.
모금회는 "개인 기부자는 26만7,000명이었지만 성금 유용사건으로 1,800명이 모금회에서 이탈했다"며 "모금회가 제시한 개혁방안을 믿고 개인 기부자들이 더 이상 이탈하는 현상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모금회는 12월 1일부터 내년 1월 30일까지 '나눔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두 달 동안 지난해와 같은 금액인 2,242억원을 모금할 계획인데 25일 현재 1,039억원을 모은 상태다. 목표금액의 46.3% 수준이다.
모금회 관계자는 "목표금액을 달성하기는 다소 힘들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성금 유용사건에도 불구하고 개인들과 대기업들의 참여가 다시 이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캠페인 기간 동안 삼성이 200억원을 기부한 것으로 비롯해 LG, 포스코, SK, 현대자동차 등이 각각 100억원씩 기부했다.
◇감동을 전하는 기부 이어져=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가 생계비를 쪼개 내놓은 장학금 총액이 1억원에 달해 가슴 뭉클한 감동을 주고 있다. 강서구 등촌동 임대아파트에 홀로 사는 황금자(87) 할머니는 2년간 생계비를 절약해 모은 3,000만원을 구청에 기탁하기로 했다. 황 할머니가 장학금을 맡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6년과 2008년에도 어렵게 모은 4,000만원과 3,000만원을 구청에 전했다. 모두 1억원에 달한다.
황 할머니의 수입은 매달 지급되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생활안정지원금 130만원(올해 기준)과 기초생활수급자 생계지원비 36만원, 기초노령연금 9만원이 전부다. 최소 생계비만 빼고 모아온 전 재산을 2년마다 기부해왔다.
황 할머니가 기탁한 재산은 모두 강서구장학회로 편입되며 여기서 발생하는 이자수입은 매년 어려운 대학생에게 지급된다.
무료급식 운동을 하는 다일공동체는 25일 동대문구 신답초등학교 옆 노상에 가설무대를 마련하고 거리 성탄제를 열었다. 다일공동체 설립자인 최일도 목사가 집도한 성탄예배가 끝나고 봉사자들은 2,000명분의 도시락과 방한복을 노숙인과 불우이웃 등에게 나눠주며 사랑의 정신을 실천했다. 다일공동체는 좁고 허름한 기존의 밥퍼나눔운동본부 임시 건물 뒤편에 100여명이 함께 식사할 수 있는 새 건물을 마련하고 이날 개원식을 열었다.
밥상공동체 서울연탄은행도 이날 230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을 받아 서울 마지막 달동네인 중계 본동 104번지 일대에서 홀로 사는 노인과 조손 가정 등 18가구에 연탄 4,000장을 배달했다.
장기이식 등록기관인 생명을나누는사람들은 관악구 참평안교회에서 한국조혈모세포은행협회와 함께 조혈모세포(골수)이식을 기다리는 백혈병 소아암 아동을 위해 유전자 조직형 검사를 위한 4cc 채혈 행사를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