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동양그룹 사태로 금융투자자 피해구제기금 논의 '급물살'

동양그룹 사태를 계기로 금융회사의 부적절한 영업행위, 파산 등으로 발생한 투자자 손실을 보상하는 기금을 조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예금보험공사가 원금보장상품에 대한 피해를 보상해주고 실적연동상품 중에서는 피해 가능성이 거의 없는 증권예탁금만 보호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선진국들은 증권 투자자가 입은 불법적 피해를 금융회사가 보상하지 못할 경우 구제해주는 별도의 기금을 두고 있다.

금융시스템 안정과 투자자 보호 차원에서 예금보험기금과 투자자보호기금을 동시에 운영하는 것이다.

미국은 특별법인 증권투자자보호법(SIPA)을 통해 1971년부터 증권투자자보호기금(Securities Investor Protection Fund)을 운영하고 있다.

영국은 지난 2000년 법을 개정해 예금·증권 등 8개 영역별로 따로 운영되던 보호기구를 금융서비스보상기구(FSCS)로 확대 개편했다.


대부분의 유럽연합(EU) 회원국에서는 금융기관이 투자은행과 상업은행 업무를 겸하고 있기 때문에 예금자보호와 금융투자자보호 기능을 동시에 갖춘 기구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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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은 1998년부터 증권사보호기금과 은행보호기금을 따로 운영하고 있으며 이즈음 덴마크, 핀란드, 아일랜드, 네덜란드, 벨기에, 오스트리아도 줄줄이 투자자보호기구를 설치했다.

일본은 2002년 투자자보호기금을 출범한 바 있다.

국내에서도 키코 사태로 중소기업이 도산 위기에 몰리고 저축은행의 후순위채 불완전판매로 피해를 본 투자자가 속출하면서 투자자보호기금 도입이 꾸준히 논의돼 왔다.

그러나 새로운 기구를 세우는 데 비용이 드는데다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예금보험공사 등 정부 기관들의 이해관계 상충 문제로 논의가 제대로 진전되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동양증권의 회사채 불완전판매 문제가 또다시 불거졌다.

동양그룹 회사채를 산 투자자들은 소비자단체를 통해 집단소송을 진행하거나 경영진 자택 앞에서 시위를 벌이는 등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고 있지만, 얼마나 구제를 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인 상태다.

불완전판매가 입증된다고 해도 현행 제도로는 구제에 걸리는 시간이 오래 걸리고 절차도 복잡하다는 지적이 있다. 법원에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하면 변호사 수임료 등 별도의 비용도 발생한다.

손정국 한국투자자보호재단 센터장은 "금융소비자들이 합리적이라는 전제를 두고 대부분 책임을 소비자에게 지워선 안 된다"며 "투자자보호기금을 도입하고 금융상품의 안전성을 대폭 높이는 등 규제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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