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부터 은행 창구를 찾는 고객들은 새로운 재테크 수단을 갖게 됐다. 「단위형 신탁」이라는 생소한 상품을 만날 수 있는 까닭이다. 단위형 신탁은 은행이 본격적인 「투자개념」을 녹여낸 사실상의 첫 상품이다. 때문에 단순히 안정성향에만 의존, 은행을 찾았던 고객들은 이 상품을 대하는 자세부터 기존과는 다른 방향에서 각도를 맞춰야 한다. 단위신탁의 가입요령과 운용방법, 장단점 등을 자세히 살펴본다.◇현행상품과 다른점은
단위신탁은 은행권의 현행 실적배당신탁에 증권·투신사의 「투자형 개념」을 접목시킨 것. 저축성 위주로 운용돼온 은행 신탁이 본격 투자상품으로 변모하는 셈이다. 실적배당상품과 단위신탁은 모든면에서 차이를 드러낸다. 현행 실적배당은 우선 펀드규모와 기간, 존속기간(운용기간) 등에서 제한이 없다. 중도해지도 가능하다. 반면 단위신탁은 개별 펀드별로 규모가 정해져 있으며, 판매기간도 1개월 이내로 제한된다. 중도해지도 불가능하다. 폐쇄형만 인가가 났기 때문. 펀드 존속기간도 1년에 불과하다.
운용하는 방법도 다르다. 현행신탁이 주식에는 거의 투자를 하지 않는데 반해, 새 상품은 최고 30%까지 주식에 투자된다. 은행권이 수익률 경쟁차원에서 주식투자 규모를 늘릴게 확실하다.
고객이 이자를 받는 방법도 다르다. 현행신탁이 이자지급식, 이자복리식, 만기일시지급식 등 3가지가 있는데 반해, 단위신탁은 만기에만 일시 지급받을 수 있다. 만기일도 기존 신탁은 계좌별로 기간이 정해져 있지만, 새 상품은 판매를 시작한지 1년으로 규정된다.
◇어떤 고객이 가입하면 좋나
단위신탁을 가입하고자 하는 사람은 1년 이상 돈을 찾지않아도 생활이 가능해야 한다. 중도해지가 불가능하기 때문. 특히 직장이 불안정한 사람은 가입에 최대한 신중을 기해야 한다. 원칙적으로 천재지변이나 사망 등의 경우에만 해지가 가능하다.
현재 신종적립신탁의 만기가 도래한후 계좌에 그대로 남겨둔 사람은 이 상품을 찾아볼만하다. 높은 이율은 올리고 싶지만, 주식투자는 꺼려했던 사람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철저하게 안정성을 찾는 고객도 이 상품에 대한 가입은 피하는게 좋다. 물론 은행들은 목표수익률을 최대 15% 정도로 잡고 있다. 기존 상품으로 따지면 연 15%의 이자를 지급하겠다는 의미다. 그러나 단위신탁은 투자형상품인 만큼 손해를 볼 수도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은행이 고객의 돈, 즉 펀드를 운용하다 손실을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맡긴 원금을 까먹을 수도 있다는 얘기.
◇단위형신탁에도 여러 종류가 있다
단위형 신탁의 종류는 크게 두가지. 은행이 고객의 돈을 맡아 주식에 얼마나 운용하느냐에 달려있다. 구체적으로는 주식운용을 10%내로 제한한 「안정형」과 30%까지 끌어올린 「성장형」등. 은행에 따라서는 안정형은 주식운용을 하지 않는 대신, 주식비율을 10%내로 제한한 상품을 「안정성장형(수익형)」으로 별도로 내놓는다.
주식운용을 최대한 제한한 안정형은 사실상 현행 상품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위험부담이 거의 없기 때문. 때문에 진정한 의미의 단위신탁은 「투자형성격」을 감안할때 성장형을 꼽을 수 있다. 은행별 수익률 차이도 결국 이 상품에서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은행별로 어떻게 다른가
주택은행을 제외한 모든 은행권이 판매를 시작했다. 은행별 차이를 찾기는 물론 쉽지 않다. 은행간 색채차이가 거의 없기 때문. 따라서 고객으로서는 자신이 돈을 맡길 은행이 기존 신탁상품에서 얼마만큼의 배당률을 제시했었는지를 다시한번 꼼꼼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배당률을 살폈다면 은행별로 각각 어떤식으로 운용하는지도 알아야 한다.
우선 선발 시중은행. 한빛은 성장형인 「천포인트1호」와 안정형인 「하이점프1호」를 내놓는다. 펀드규모는 1,000억원. 조흥은 상품이름을 대흥행을 기록한 영화나 소설 등의 이름에 붙이는 「블록버스터」로 정했다. 종류는 주식운용을 하지않는 「블록버스터S(안정형)」, 주식비율이 20%이내인 「"SG(안정성장형)」, 주식운용을 30%까지 높힌 「"G(성장형)」 등 세가지. 제일은 점프1호(성장형)와 뉴스타트1호(안정형) 등 2가지를 1,000억원 규모로 운용하며, 서울도 월드스타1호(성장형)·안정형1호를 내놓는다. 펀드규모는 500억.
외환은행의 펀드이름은 「외환드림펀드」. 안정1호와 성장1호 등 두가지로, 펀드규모는 1,000억원. 「빅맨스트롱」이란 이름의 국민은행 단위형신탁도 이름만 다를뿐, 운용방식은 외환과 같다. 펀드이름을 「골드 프라미스」로 정한 신한은 안정형은 주식운용을 하지 않는대신 주식편입비율을 10%이하에서 묶은 안정성장형을 별도로 두었다. 하나는 기쁨나무 안정형 1호와 성장형1호를 내놓고, 특히 성장형은 1,000억원 규모의 펀드중 주식투자분 300억원은 미래에셋에 맡긴다. 한미는 주식운용비율을 없앤 안정형은 기존 정기예금도 비슷하다고 판단, 일단 출시를 미뤘다. 대신 다른 은행의 안정형과 비슷한 안정성장형과 성장형 두가지를 내놓는다. 평화도 이름을 「마이더스」로 짓고, 성장형과 안정형 두가지 펀드를 시판한다. 기업·산업은행도 「흥부네박1호(성장)·알토란1호(안정)」과 『산은안정펀드·성장펀드」 등 각각 두가지씩 상품을 내놓는다. 농협과 축협은 「슈퍼뱅크」와 「축산사랑」이란 이름을 붙였다.
/김영기 기자 YGKI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