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저가항공, 말로만 ‘저가’였네

김포~제주, 고작 4,600원 차이

서비스는 줄이는 대신 요금은 그만큼 낮췄다고 광고하던 저가 항공사의 요금이 실제로는 대형사와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휴가철 성수기 요금은 대형사와 거의 같은 수준이어서 ‘말뿐인 저가항공’이라는 비난이 들끓고 있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7월28일부터 오는 8월8일까지 극성수기의 서울↔제주 노선 운임을 기존 하계 바캉스 기간(7월16일~8월22일) 8만500원에 비해 10%가량 인상한 8만8,300원으로 책정했다. 이는 같은 기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일반석 요금 9만2,900원과 비교해 4,600원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 금액이다. 일반적으로 항공사들은 주말(금~일요일) 요금을 기본으로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평일 요금을 이보다 10~20% 낮게 책정하고 명절(신정ㆍ설날ㆍ추석)과 연말연시, 여름휴가 기간 등에는 평소보다 인상된 성수기 요금을 적용한다. 그러나 제주항공은 성수기 중 휴가가 가장 집중되는 기간의 요금을 또다시 인상해 대형사와의 요금 차이가 거의 없다. 출범 초기만 해도 대형 항공사에 비해 30% 안팎의 할인된 요금을 내세우며 광고에 나선 저가 항공사의 요금이 이제는 대형사의 턱밑까지 올라온 셈이다. 성수기 내 할증구간(7월28일~8월8일)을 적용해 요금을 추가로 올린 제주항공의 경우 이 기간 청주↔제주 운임을 7만7,900원으로 책정해 대한항공ㆍ아시아나의 일반석 요금 8만1,900원과 4,000원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에어부산의 성수기 부산~제주 노선 가격은 6만8,300원으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일반석 운임 7만1,900원에 비해 3,600원 저렴할 뿐이다. 이용객들은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고향이 제주도인 A(38)씨는 “서비스를 줄이는 대신 요금은 적게 받는다고 해놓고 언젠가부터 요금 차이가 줄어들더니 이제는 거의 똑같아졌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제주항공 관계자는 “항공요금을 제주특별자치구와 협의해 지난 3월 인상했으며 성수기 열흘간만 인상되는 것이므로 편법으로 요금을 인상한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저가 항공사가 자발적으로 운임을 인하할 수 있도록 공항 이용료를 싸게 해주는 등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고 가격 차이를 이용한 경쟁이 이뤄질 수 있도록 유도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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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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