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韓中日 바둑영웅전] 과단성, 그리고 인내심

제5보(80~100)


패는 의외로 간단히 마감되었다. 요다가 90으로 팻감을 썼을 때 장쉬가 그곳을 외면하고 95로 따내버린 것이다. 박력만점의 과단성이었다. “바로 이런 점이 장쉬 씨의 강점이지요. 이 바둑은 장쉬가 놓치지 않을 것 같은 예감이 듭니다.” 고바야시 고이치는 장쉬의 용단을 극구 칭찬했다. 만약 백이 참고도1의 백1로 단수를 치면 흑은 2로 둘 예정이다. 흑2가 선수라는 점이 포인트. 백은 3으로 웅크리고 살 수밖에 없는데 그렇게 두어도 아직 완전히 살아 있지는 않다. 나중에 흑이 A로 두는 수가 귀의 백에 대하여 선수가 된다. 만약 흑A에 백이 응수를 게을리하면 B로 치중하여 백을 잡게 되는 것이다. 백C면 흑D로 그만이다. 더구나 흑에게는 4로 코붙임하여 수습하는 즐거운 후속수단이 남아있다. 백5로 젖히면 흑6 이하 12(11은 1의 오른쪽)로 깨끗하게 수습된다. 중앙쪽은 흑A가 언제든지 선수이므로 백이 큰 집을 기대할 수가 없다. 팻감을 외면하고 95로 따낸 장쉬의 기세도 대단했지만 일껏 쓴 팻감을 외면당하고서도 냉정을 유지한 요다 명인의 인내심도 대단했다. 요다는 참고도1의 수순을 읽고서 그 길이 흑의 득의스러운 코스라는 판단을 한 것이었다. 요다는 백96,98로 후수를 감수했다. 99의 응수를 기다려 100으로 선제공격하면 아직 백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 것. 참고도2의 백1로 받으면 어떻게 될까. 그때는 흑2 이하 6으로 두어 흑의 만족이다. A가 선수이므로 중원에 큰 흑집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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