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부품소재를 다시본다] 3부 <3>엠케이전자

특허만 40건…본딩와이어 기술력 '세계 최고'<br>금대신 구리등으로 제품생산 '매출 다변화'<br>"日등 해외공략 확대…2012년 세계 1위로"


엠케이전자 용인공장의 클린룸에서 방진복을 입은 직원이 생산된 본딩와이어를 꼼꼼하게 점검하고 있다. 사진제공=엠케이전자

지난 26일 찾은 경기도 용인의 엠케이전자 공장. 클린룸 안의 생산설비들이 쉴새 없이 돌아가며 금실(본딩와이어)을 만들어 내고 있었다. 클린룸은 330㎡(100평) 남짓한 작은 공간이지만 여기서 금으로 만든 본딩와이어로 지난해 5,000억원을 넘는 매출이 발생했다. 사용된 금만 국내 1년 소비량 60만톤의 4분의1에 달할 정도다. 생산시설을 둘러보니 10여명 정도의 직원들만 눈에 뜨인다. 3조 2교대로 24시간 공장이 돌아가는 탓도 있지만 전체 생산인력도 50명 정도에 불과하다고 한다. 하지만 현장에 있는 직원들 상당수는 경력 10년 이상의 베테랑들로 엠케이전자의 품질과 생산성 향상을 책임지며 세계 4위의 업체로 당당히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한 원동력이다. 최윤성 엠케이전자 대표는 "본딩와이어시장은 6개사가 세계시장의 93%를 과점하고 있어 경쟁이 치열하다"며 "특히 일본의 스미토모 등 경쟁업체들과 비교하면 규모나 업력에서 후발주자이기때문에 기술적으로나 품질면에서 경쟁우위에 서지 못하면 생존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본딩와이어는 반도체 리드프레임과 실리콘 칩을 연결해 전기적 신호를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엠케이전자가 생산하는 가장 가는 본딩와이어 지름은 머리카락 굵기의 10분의 1정도인 12μ(미크론ㆍ1000분의 1㎜)에 불과할 정도다. 보통 금 1그램으로 머리카락 5분의 1굵기의 금실을 250미터까지 뽑아내면서 고열과 충격에 끊어지지 않도록 튼튼하게 만들어야 하고 이들 제품이 반도체에 사용되는 만큼 신뢰성까지 높여야 하기에 품질관리가 엄격할 수 밖에 없다. 이를 위해 최 대표는 일주일에 한 번 열리는 임원회의마다 품질관리팀장을 반드시 배석시킨다. 이 자리에서는 1주일 동안 생산현장에서 일어난 사소한 이슈 하나하나까지도 일일이 보고를 받아 현장상황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구체적인 품질향상의 해법을 창출해내고 있다. 또 매달 하루를 정해 공장가동을 아예 중단한 채 모든 생산직 직원들을 대상으로 종합생산관리(TPM)교육을 실시하는 등 품질 마인드를 심어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엠케이전자가 소재부품의 강자로 부상한 것은 끊임없는 연구개발(R&D)의 노력 덕택이다. 창립 4년만인 지난 1986년 자체 기술연구소를 설립한 이후 40여명의 석박사급 연구개발 및 공정기술 인력이 생산성 향상을 위한 기술개발에 몰두하고 매년 20억원 이상의 연구개발비용을 투자한다. 이를 통해 엠케이전자는 국내외에 출원한 핵심특허만 40여건에 이를 정도로 높은 기술력을 보유하게 됐다. 이 같은 노력은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졌다. 생산공간과 시설을 크게 늘리지 않고서도 2002년에는 월 5만㎞였던 생산능력을 3배 이상 늘어난 월 21만㎞로 키워냈다. 최 대표는 "해외바이어들을 만나면 시장점유율은 세계 4위지만 기술력과 생산성만큼은 세계 최고라는 말을 듣는다"며 "현재 15.6%에 머무르고 있는 점유율을 매년 평균 2%포인트이상씩 끌어올려 2012년에는 24%로 1위에 올라서겠다"고 말했다. 최 대표의 이 같은 자신감은 지난해 엠케이전자가 보여준 성과와도 무관치 않다. 보수적인 반도체 메이커들이 공급자들을 쉽게 안 바꾸는 상황에서도 2008년보다 시장점유율을 2.8%포인트가량 끌어올렸다. 지난해 대만시장에서 시장점유율 1위로 올라섰고 경쟁업체들이 버티고 있는 반도체산업의 본거지인 일본시장 진출도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 최 대표는 "2년전부터 일본 시장에 문을 두드리기 시작해 지난해 2분기부터 일부 제품 공급을 시작했다"며 "올해에는 일정 규모이상의 의미있는 성과를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시장 공략과 함께 엠케이전자는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매출 다변화도 시도하고 있다. 금값 상승으로 금을 대신할 소재로 만든 본딩와이어 시장이 형성됨에 따라 엠케이전자는 금ㆍ은합금이나 구리를 재료로 하는 본딩와이어 개발에 성공해 점차 생산비중을 늘리고 있다. 이같은 대체제 매출 비중은 지난해 2~3%수준이었지만 올해 8.5%까지 늘리는데 이어 2012년 1위 기업으로 올라서는 발판이 될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엠케이전자는 아울러 최근 나노퍼시픽 인수를 통해 진출한 탄소나노튜브(CNT)사업과 2차전지 소재사업도 미래먹거리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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