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일방적 혼인신고도 사실혼이면 유효

상대에 동의를 얻지 못한 상태에서 일방적 혼인신고를 했다고 하더라도 그 이전 장기간 사실혼 관계를 유지했다면 혼인관계는 유효하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2단독 장성관 판사는 사문서 위조 등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28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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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립대 여교수 A씨는 대학 신입생 시절 40살 차이가 나는 대학 이사장 B씨와 처음 만났고 이후 미국에서 함께 유학하며 연인 사이가 됐다. A씨와 B씨는 10여년간 부부처럼 생활했지만 혼인신고는 하지 않았다. 그러던 중 B씨는 뇌경색으로 쓰러지게 됐고 A씨는 의사소통조차 힘든 B씨의 동의를 구하지 못한 채 일방적으로 구청에 혼인신고를 냈다. 추후 이 사실을 알게 된 B씨 동생과 조카들은 A씨를 상대로 사문서 위조죄로 고소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A씨에 죄를 묻기 어렵다고 봤다.

재판부는 "두 사람이 사실상 부부로 생활했던 점 등을 봐 B씨가 의사능력을 잃기 전 A씨와 혼인 의사가 없었다고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며 "B씨가 법률상 혼인은 승낙한 것으로 보는 한 사문서 위조죄에 대해서도 처벌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김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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