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석 통일부 장관이 당초 예정됐던 금강산 방문을 사흘 앞두고 돌연 취소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장관은 14일 예고도 없이 기자실을 찾아 “금강산에서 열리는 금강산관광 8주년 행사(17~19일)에 참석을 검토했는데 18일에 피치 못할 사정이 생겼다”며 “참석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방북 특사로 내정됐냐 ▦북측에서 방북 승인을 거절했냐 ▦청와대 인사 문제와 관련 있느냐는 기자들의 잇단 질문에 모두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그는 그러나 피치 못할 사정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지난달 말 사의를 표명한 이 장관은 당초 금강산관광 8주년 기념식에 참석하는 것을 끝으로 업무를 마무리할 계획이었다. 그의 방북에는 금강산관광 지속에 대한 의지가 담겨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풀이 했었다. 통일부가 방북 취소 이유를 밝히지 않음에 따라 다양한 추측들이 나오고 있다. 당국자들도 “시간이 지나면 알게 될 것”이라고 만 말해 궁금증을 증폭시키고 있다.
통일부 안팎에서는 북핵 사태 속에서 금강산관광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장관이 금강산을 찾는 게 모양새가 좋지 않다고 여겼을 거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아울러 떠나는 상황에서 참여정부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을 가능성도 있다. 후임자로 내정된
이재정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의 인사청문회가 17일 열리는 점도 그의 방북 취소에 한 몫 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장관은 “누가 가지 말라고 한 것은 아니다”고 말해 청와대나 여권 등에서 방북하지 말라는 압력은 없었음을 분명히 했다. 이번주 말 북한 인권결의안이 유엔 총회에 상정되는 것과도 무관하지 않을 것이란 해석도 있다. 피치 못할 사정이 있다는 18일과도 날짜가 겹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