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더 뜨거워진 '랩'

지난해 한해 80% 늘어<br>자문형 랩은 5조원으로 10개월만에 10배 증가


최근들어 랩 어카운트로 상품이 증시 주변 자금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다. 지난 1년동안 랩어카운트 잔고는 80% 가까이 늘었고 이 가운데 특히 자문형 랩은 10개월만에 잔고가 10배나 급증세를 보였다. 12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현재 국내 증권사들의 랩 어카운트 잔고는 35조9,984억원에 달했다. 이는 같은 해 1월(20조1,139억원)보다 무려 78.9%가 늘어난 것이다. 랩 잔고는 지난해 3월 21조9,238억원에서 5월 27조4,493억원, 8월 32조3,283억원, 10월 33조5,636억원 등으로 갈수록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특히 최근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자문형 랩의 증가세는 가히 폭발적이다. 서울경제신문이 삼성증권, 우리투자증권, 대우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국내 주요 11개 증권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현재 자문형 랩 총 운용잔고는 5조3,834억원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3월 자문형 랩 잔고가 5,300억원에 불과했던 점을 감안하면 불과 10개월 사이에 10배나 늘어난 셈이다. 지난해 4ㆍ4분기에만 2조원 가까운 뭉칫돈이 자문형 랩으로 유입되는 등 최근 들어 자문형 랩으로의 자금 쏠림 현상이 가속화 되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연일 역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가운데 증시주변 자금이 유독 자문형 랩으로 쏠리는 것은 일반 펀드와는 달리 소수 종목에 집중 투자가 가능해지면서 수익률 관리사 수월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초과 수익이 가능한 곳은 자문사 밖에 없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국내 H증권사의 강남PB센터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무작정 자문형 랩에 투자해달라는 중년 여성들이 지점에 하루에도 수 명씩 찾아오고 있다”며 “2007년 묻지마 펀드 열풍을 연상시킬 정도다”고 말했다. 자문형 랩 판매로 높은 수수료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증권사들이 자문형 랩 영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도 원인 중의 하나다. 국내 중형 증권사의 강남지점 관계자는 “삼성증권이 자문형 랩에서 두각을 나타내면서 기타 대형 증권사들을 중심으로 ‘더 이상 밀릴 수 없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며 “자문형 랩 고객 확보 경쟁이 ‘전쟁’수준이다”고 전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지나친 자금 쏠림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소수 종목에 집중 투자하는 자문형 랩 상품 구조를 감안하면 주가가 상승세를 유지할 때는 문제가 없지만 만일 하락세를 탈 경우 이들 랩에서 앞다퉈 주식을 내다 팔 경우 증시에 충격을 줄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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