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경제연구소는 17일 ‘소득양극화의 현황과 원인’이란 보고서에서 “한국의 소득양극화 지수는 미국보다는 양호하지만 영국과 유사하고 프랑스ㆍ독일ㆍ스웨덴ㆍ일본 수준은 상회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연구소는 “우리나라는 소득수준이 고르지 못한 ‘불균형’ 현상보다 중간 소득계층이 줄어들고 소득분포가 양극단으로 쏠리는 양극화 현상이 더 큰 문제가 되고 있다”며 이를 측정하기 위해 소득5분위별 가구의 경상소득을 분석한 ER지수로 국가별 현황을 비교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 2004년 기준으로 한국의 소득양극화 지수는 0.0665로 미국의 0.0833보다는 낮지만 영국의 0.0653에 비해서는 오히려 높았다. 또 극단적인 중산층 붕괴현상을 겪었던 일본조차 양극화 지수가 0.0507에 그치는 등 한국보다 양극화 정도 크게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마디로 한국의 양극화 정도가 100점이라면 미국만 125.3점으로 높을 뿐 ▦영국 98.2점 ▦일본 76.2점 ▦독일 71.4점 ▦프랑스 65.3점으로 모두 우리나라보다 양극화가 심하지 않다는 것. 아울러 보고서는 1인당 국민소득 1만5,000달러 시기의 한ㆍ미ㆍ일 3국간 양극화 정도를 평가한 결과 한국(2000년) 0.0562, 미국(83년) 0.0733, 일본(87년) 0.0363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개인의 구매력과 국민들의 생활수준을 고려한 한국의 양극화 수준이 일본보다 훨씬 심각하다는 의미다. 연구원은 “대기업과 금융 노동 부문의 구조조정, 수출증대가 투자고용 증대나 소비증가로 이어지지 않는 경제구조 약화 등이 양극화를 부채질했다”며 “경제성장률이 1% 높아질 경우 소득양극화 지수는 0.57% 감소하는 만큼 성장세 회복과 함께 보완적인 구조조정대책이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