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와 차한잔] 최명주 교보증권 사장 "혁신형 中企 발굴 상장·재무 지원"업계첫 '이노비즈 센터' 개설 中企IB 강화연내 美기업과 합작 PB관련 신상품 출시자본시장통합 대비 우수인력도 적극 양성 전재호 기자 jeon@sed.co.kr “현재 가치보다는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높은 고객과 함께 커가자는 것이 교보증권의 목표입니다.” 최명주(사진) 교보증권 사장은 “통상 기업금융이나 프라이빗 뱅킹(PBㆍ Private Banking) 서비스는 현재 건실한 기업이나 고액의 자산가들을 대상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며 “하지만 교보증권은 이들보다는 앞으로 잘 다듬어주면 보석처럼 빛날 고객을 발굴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교보증권은 이를 위해 지난해 하반기부터 모든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1인 1기업 섬기기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는 현재 가치보다 미래 가능성이 높은 기업은 하루아침에 발굴할 수 없기 때문에 전직원들이 시간을 갖고 하나씩 발굴해낸다는 계획이다. ‘1인 1기업 섬기기 운동’은 교보증권 직원 수가 1,000여명에 이르는 점을 들어 ‘1004 운동’으로 불리기도 한다. “‘1004운동’은 기본적으로 교보증권 전직원을 IB(Investment Banking) 전문가로 만든다는 계획의 연장선에 있습니다. 본사는 물론이고 전국 각 지점에서도 지속적으로 기업을 발굴하고 있습니다. ‘중소기업의 재무 천사가 되자’는 의미도 담고 있고요.” ‘1004 운동’은 중견 및 혁신형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이들 기업이 기업상장(IPO), 증자 등 재무관리가 필요할 때 이를 도와주고 해외자금 유치시에는 교보증권이 확보하고 있는 해외 투자자를 소개하거나 해외 기업설명회 등을 함께 진행하는 방식으로 운영한다. 교보증권은 이미 지난해 10월 업계에서는 처음으로 ‘이노비즈 IB센터’를 개설,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IB를 강화해 ‘자본시장통합법’을 앞두고 각 증권사가 치열하게 경쟁하는 특화전략에서 다른 증권사보다 한발 앞서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 사장은 “IB를 기본으로 PB도 활성화시킬 계획”이라며 “올 가을께는 PB로 유명한 미국 회사와 합작해 신상품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교보증권의 PB는 IB업무를 담당하는 기업의 임직원을 대상으로 개인 자산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주는 것을 기본으로 하고 있어서 ‘IB 속의 PB’를 추구한다. “다른 회사의 PB 서비스는 현재의 고액 자산가들을 대상으로 하는 경우가 많은데 교보증권은 미래에 고액 자산가로 성장할 만한 사람들을 주 타깃으로 삼고 있습니다.” 최 사장은 PB를 정의를 ‘Personalized Banking’으로 내리고 있다. 개개인의 성향에 맞춘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뜻이다. “PB를 하다 보면 또 다른 IB의 기회가 생기기 때문에 PB→IB→PB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갈 계획입니다.” 최 사장은 자본시장통합법을 앞두고 인력관리도 철저하게 하고 있다. 최 사장의 방 한편에는 커다란 화이트보드가 달려 있다. 그 속에는 ‘톱 탤런트 확보율’이 각 부서별로 적혀 있다. ‘톱 탤런트’는 교보증권 내에서 최고 인재로 분류된 사람들. 각 부서장들은 이들을 유지시켜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갖고 있다. “자본시장통합법이 시행되면 다양한 금융상품이 쏟아질 수 있습니다. 결국 어떤 회사가 다양한 상품을 만들 수 있느냐가 승패를 좌우하는데 이는 곧 누가 우수한 인재를 데리고 있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톱 탤런트 확보율’은 매 분기마다 새롭게 고쳐지고 각 부서가 지난 분기에 ‘톱 탤런트’들을 어떻게 관리했는가도 기록된다. 이들에게는 특별 관리비가 따로 지급되며 이들이 타 회사로 이직할 경우 해당 부서장은 인사고과에서 불이익을 받을 정도로 관리가 철저하다. 교보증권은 확보한 인재를 양성하는 데도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지난 6월에는 국제금융기구(IIF)와 금융전문가 양성 프로그램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고 지점 직원들의 IB 능력을 키우기 위해 서강대학교와도 4개월 과정의 교육을 마련했다. 교보증권 내 IB 전문인력은 최 사장 취임 전 전체 직원의 7% 수준에서 현재 18% 정도로 늘었다. 최 사장은 이를 100%까지 늘리는 것을 최종 목표로 삼고 있다. 최 사장은 “IB는 더 이상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며 “전인력의 IB전문화를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교보증권이 규모는 크지 않지만 최정예 인력들을 양성해 믿음직스럽고 전문성이 있다는 인상을 심어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 경영철학과 스타일 "금융회사의 생명은 시장신뢰" 최명주 사장은 시장의 신뢰를 중요하게 여긴다. 특히 금융회사에 있어서 신뢰는 생명과 같다며 고객들에게 투자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에 대해 충분히 얘기하라고 말한다. 최 사장이 지난해 6월 전직원에게 나침반을 나눠준 일은 아직도 증권인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최 사장은 평소 "등산객이 산에서 길을 잃었을 때 나침반을 보고 가듯 고객들도 교보증권을 보고 따라올 수 있도록 바른 길로 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의 방 한편에는 '나침반 경영평가지수'가 있다. 고객을 만나면서 얼마만큼 정도를 지켰는가를 평가하는 것이다. 사회적 책임도 강조한다. 최 사장은 가장 감명 깊게 읽은 책으로 계명대 전임강사 시절에 읽었던 피터 드러커의 '경영의 실제'를 꼽고 있다. 이 책은 지난 54년에 쓰여진 드러커의 초기 작품으로 경영자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드러커는 이 책에서 '경영자는 공익에 부합하게 행동할 책임이 있으며 사익추구와 사적권한 행사가 공공의 이익이나 개인의 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있는 경우 자제해야 한다'고 말한다. "사회적 책임은 기업의 펀더멘털입니다. 그 위에 경영철학을 얹어야 오래도록 유망한 기업이 될 수 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그렇지 않고서는 사상누각에 불과하죠." 이런 생각은 그가 처음 NGO 활동을 시작한 82년부터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다. 최 사장의 인사철학은 '직접 쓸 사람이 뽑게 하라'는 것이다. 7월 신입사원을 뽑았을 때에도 최 사장은 최종 임원 면접에 들어가지 않았다. 자기가 쓸 사람이 아니라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한번 뽑은 사람은 반드시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만든다. 최 사장은 "성과를 창출하는 것이 인사의 가장 중요한 원칙"이라며 "그러기 위해서는 그 사람의 능력을 이끌어낼 만한 조직문화를 먼저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매 분기 직원들에게 역량 강화비를 지급해 스스로 발전하도록 돕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 약력 ▦56년 경북 성주 출생 ▦74년 대구상고 졸업 ▦74년 한국은행 입사 ▦78년 서경대 경제학과 졸업 ▦80년 산업연구원 연구원 ▦81년 서울대 대학원 국제경제학 경제학석사 ▦89년 세계은행 국제금융국 컨설턴트 ▦91년 옥스퍼드대학원 경제학박사 ▦97년 세계중소기업연맹(WASME) 수석고문 ▦98년 보스턴컨설팅그룹 금융고문 ▦2000년 IBM BCS 부사장 ▦2005년 교보생명 상임고문 ▦2005년 교보증권 사장 입력시간 : 2006/08/22 16: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