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슈퍼 파워' 꿈꾸는 중국] <3>경쟁력을 높여라

"세계화 인재 키우자" 정부가 앞장<br>글로벌인재 육성위한 선직국 연수등 지원 봇물<br>2008년 올림픽대비 일반인 외국어 학습 열풍

['슈퍼 파워' 꿈꾸는 중국] 경쟁력을 높여라 "세계화 인재 키우자" 정부가 앞장글로벌인재 육성위한 선직국 연수등 지원 봇물2008년 올림픽대비 일반인 외국어 학습 열풍 • '팍스 시니카' 서곡 울려퍼진다 • 균형성장 추구 • '바꿔' 주도세력 부상 중국은 지금 한창 ‘공사중’이다. 좁은 도로는 넓히고 낡은 건물은 부수어 새로운 현대식 건물을 짓고, 산업발전에 따라 새로운 공장들을 속속 만들고 있다. 올림픽, 엑스포 등 굵직한 국제행사를 거행할 베이징과 상하이 등 대도시들의 변화속도는 더욱 빠르다. 베이징시는 2008년 올림픽 개최를 위한 경기장 건설 및 사회간접자본(SOC)개발에 무려 15조위앤(약 2,100조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이 공사가 마무리되는 3년후 베이징이 어떤 모습으로 변해 있을지를 미뤄 짐작할 수 있다. 중국의 변화 바람은 ‘도시정비’라는 하드웨어에서만 그치지 않는다. ‘인재 국제화’ ‘기술경쟁력 제고’ 라는 소프트웨어로도 빠르게 옮겨가고 있다. ‘바꿔’ 바람이 모든 분야에서 거세게 불고 있는 것이다. 이 바람을 선도하고 있는 곳은 중국 정부다. 중국 정부는 탁월한 국제감각을 지닌 외부인사를 영입하고 선진국에 연수를 보내는 등 국제인력 양성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선진금융시스템을 도입하기 위해 홍콩 증권 감독위원회 부주석이던 스메이룬을 중국 증권 감독위원회 부주석으로 영입했고, 장기적으로는 1만명의 금융인들을 미국에 보내 선진금융기법을 익히도록 계획을 세운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인재 국제화노력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대학생 등을 대상으로 국비유학생을 선발해 ‘미래의 기둥’을 키우고 있다. 지난해에만 국비 유학생으로 4,900여명을 선발했다. 중국 최고의 명문인 베이징대학과 칭화대학의 경우 올해 졸업생 가운데 30% 정도가 유학을 떠났다. 지난해 베이징대 국제관계학과를 졸업한 장메이는 “취직을 했으나 장래를 생각해 좀더 공부를 하고 싶어 미국 유학을 준비중”이라고 말한다. 정부 주도의 국제화는 국민들의 외국어 학습열정을 높이는데 기여하고 있다. 출퇴근 전후를 이용해 학원에 다니는 것은 일상생활이 됐고, 근무중에 이어폰을 끼고 외국어를 공부하는 공무원들의 모습도 새로운 풍속도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이들이 이처럼 변한 것은 단지 유학을 위해서 만이 아니다. 외국어를 하지 않고서는 ‘밥벌이’가 쉽지 않을 정도로 주변 환경이 급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물론 대부분의 기업들이 승진 및 입사시험에 외국어에 대한 가중치를 두면서 외국어 학습은 필수과제가 됐다. 베이징시청에 근무하는 왕린은 “시 당국이 베이징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르기 위해 정기적으로 영어시험을 보고 있다”며 “앞으로는 외국어 하나 정도를 완벽히 구사하지 못하면 살아 남을 수 없다는 위기의식이 동료들 사이에 팽배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외국어 학습열풍은 중고생, 심지어 유치원생까지 불어 닥쳤다. 학교수업도 외국어 일색으로 변하고 있다. 전체 수업의 절반을 영어로 하는 학교도 날이 갈수록 많아지고 있다. 시도 때도 없이 캠퍼스내에서 큰 소리로 외국어를 외우며 공부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풍경이 됐다. 심지어 하루에 14시간 이상을 외국어 공부에 투입한다는 학생이 나올 정도다, 학부모들도 모이기만 하면 외국어 교육 정보 나누기에 여념이 없다. 일반인들 사이의 외국어 붐도 열기를 더해가고 있다. 택시기사와 외국인 주재원 가정에 취업을 원하는 가정부들까지 외국어 공부에 열을 올리고 있을 정도다. 베이징의 택시기사인 리환씨는 “올림픽 때문에 택시기사들도 정기적으로 영어시험을 본다는 얘기가 있어 하루에 4~5시간 이상 영어회화 테이프를 듣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의 국제화 노력은 인력양성 뿐만이 아니다. 산업ㆍ기술분야에서도 ‘최고’가 되겠다는 목표 아래 세계 1등품목 육성을 위한 장기적인 계획을 세웠다. 가격경쟁력이 아닌 기술경쟁력으로 세계시장을 호령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마련한 것이다. 성과는 이미 나타나기 시작했다. 중국과학기술부가 발간한 ‘중국의 기술예측 보고서 2003’에 따르면 중국은 이미 ▦광대역접속기술 ▦중문(中文)정보처리기술 ▦게놈서열분석 핵심기술 ▦IP기반 DVD기술 ▦동물체세포 복제기술 ▦형상기억재료 기술 ▦나노재료의 특성과 부품설계기술 등 19개 기술이 선진국과 동등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또 정보기술(IT)ㆍ바이오기술(BT)ㆍ신소재 관련분야는 5년후 세계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자신하고있다. ?보고서는 지난 2002년6월부터 2003년12월까지 진행된 ITㆍBTㆍ신소재 분야의 기술예측작업 결과를 정리한 중국 최초의 체계적인 기술예측자료다. 앞으로 10년(2005~2015년) 중국경제를 발전시킬 수 있는 전략적 핵심기술을 발굴하기 위해 진행된 것이어서 주목을 끌고 있다. 중국 정부는 이 보고서의 예측 결과를 토대로 향후 10년간 선택과 집중전략을 구사해 기술경쟁력 확보에 주력한다는 전략이다. 중국은 이 보고서에서 앞으로 10년간 집중적으로 발전시킬 7개 핵심기술로 ▦집적회로 분야의 시스템온칩 기술 ▦우수ㆍ고품질 항바이러스 유전자 변형 농작물 품종개량 ▦차세대 이동통신기술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용 발광소자 기술 및 디지털 압축, 전송, 인코딩 기술 ▦생물의약 및 면역기술 ▦생업촉매 및 생물전이기술 ▦고성능 전비용 철강재료 등을 선정해 전폭적으로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중국 정부는 이밖에 ▦국가정보보안시스템 기술 ▦고성능 컴퓨터기술 ▦고성능 금속구조재료 ▦마이크로전자, 광전자 정보재료 ▦첨단 복합재료기술 ▦나노 재료 및 나노기술 ▦차세대 에너지재료기술 등 21개 기술을 국가핵심기술로 선정, 국가적인 차원에서 기술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과학기술부의 고위 관계자는 “중국의 기술개발 계획은 세계 1등 기술 확보가 궁극적인 목표”라며 “늦어도 오는 2020년에는 세계를 주름잡는 기술이 최소한 100여개는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드웨어는 물론 소프트웨어까지 ‘최고’를 지향하며 새로운 지도를 그려가고 있는 중국이 과연 어떤 결과물을 도출해 낼까. 한편으론 궁금하고 한편으론 두려움이 느껴진다. 베이징=고진갑 특파원 go@sed.co.kr 입력시간 : 2005-01-10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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