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속도로 가라앉은 건설경기에다 폭우 피해까지 겹치자 시멘트 업체들이 속속 공장 가동을 중단하고 재고조정에 들어갔다. 3일 시멘트 업계에 따르면 지난 7월 폭우가 이어지며 시멘트 판매량이 급감하자 현대시멘트ㆍ아세아시멘트 등 상당수 업체들이 공장 가동을 일시 중단하는 등 생산량 조절에 나서기 시작했다. 현대시멘트는 2일부터 재고조정을 위해 단양공장의 생산을 일시 중단했다. 현대시멘트 단양공장은 연초인 1월2일 재고조정을 위해 생산을 중단했었다. 이 공장은 6월5일 재개했으나 늘어나는 재고부담으로 생산재개 2달 만에 다시 가동을 중단했다. 현대시멘트의 한 관계자는 “이번 폭우로 재고가 예상보다 많이 쌓였다”며 “(이번 가동 중단은) 재고 소진이 목적이고 주공장인 영월공장은 정상적으로 가동되는 만큼 매출에는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생산중단은 아니지만 대부분 시멘트 업체들도 늘어나는 재고에 골머리를 앓으며 생산량을 조절하고 있다. 아세아시멘트는 연초부터 제천공장의 4개 생산설비 가운데 2개만 가동 중이지만 출하량은 계획 대비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아세아시멘트의 한 관계자는 “건설경기가 회복되지 않고 폭우까지 겹치며 7월 출하량이 계획 대비 70%도 달성하지 못했다”며 “연초부터 생산량을 줄였지만 늘어나는 재고는 어쩔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밖에 유진기업ㆍ동양메이저ㆍ라파즈한라시멘트 등도 공식적으로 밝히고 있지는 않지만 생산량을 줄여 재고 조정을 하고 있다. 7대 시멘트 업체의 지난해 매출액은 3조4,000억원으로 전년보다 1조원가량 줄어들었다. 출하량도 2003년 6,072만톤으로 증가하며 외환위기 이전 수준으로 돌아갔지만 2004년 5,695만톤에서 지난해에는 5,130만톤으로 곤두박질 쳤다. 시멘트 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욕먹을 소리인건 알지만 수해복구에 그나마 시멘트 수요가 조금이라도 늘어나 다행”이라며 한숨을 토했다. 한편 시멘트업계는 경영실적 악화로 마른 수건도 다시 짜는 식의 강도 높은 비용절감 대책을 동시에 진행시키고 있다. 연료비 절감을 위해 중유와 유연탄을 대신한 대체연료를 개발하는 한편 불량률을 최소화하는 등 생산성 향상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실제 한일시멘트와 동양시멘트는 폐타이어와 정유업체의 최종 부산물인 페트로리움ㆍ코크 등을 사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