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감소추세로 돌아선 외국인 직접투자

외국인 직접투자(FDI)가 2년째 감소했다는 것은 한국의 투자 매력이 그만큼 없어졌다는 이야기다. 지난해 FDI는 112억3,300만달러로 목표치인 110억달러를 가까스로 달성하기는 했지만 2005년의 115억6,000만달러 보다 2.9% 감소했다. FDI는 2004년 127억9,000만달러로 정점에 이른 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올해도 특별한 외국인 투자 유인책이 없어 하향세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외국인 직접투자 실적은 도시국가인 홍콩이나 싱가포르에도 크게 뒤진다. FDI의 블랙 홀인 중국(614억달러)과는 아예 비교할 바가 못 된다. 그나마 목표치를 달성할 수 있었던 것은 유럽과 일본인의 투자가 각각 4.1%와 12.2% 증가한 덕택이다. 투자가 감소한 원인은 가장 큰 투자자인 미국의 투자가 한미관계가 뒤틀리고 소보린에 대한 수사영향 등으로 36.6%나 급감했기 때문이다. 다행스러운 것은 투자의 질이 좋아졌다는 점이다. 공장이나 사업장을 외국인이 직접 설립해 고용창출 등의 효과가 있는 ‘그린필드형 투자’가 전체 투자의 61.7%인 69억2,700만달러를 차지했다. 이마저 최근엔 제조업 설비구축과 인건비가 싼 중국이나 동남아로 눈을 돌리고 있어 증가를 기대하기 어렵다. 산업자원부가 올해 FDI 목표를 지난해와 같은 110억달러로 잡은 까닭도 바로 여기에 있다. 한국이 FDI 후진국 대열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 반외자정서에다 각종 규제, 비싼 공장부지, 복잡한 투자절차, 강성노조 등 우리 스스로가 외국인 투자를 막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내기업의 해외투자는 9월 말까지만도 125억달러로 지난해 FDI실적을 능가하고 있다. 이처럼 산업공동화가 심각한 단계에 이르고 있는 상황에서 FDI마저 감소하는 것은 경제에 커다란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외국인이 믿을 수 있는 투자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시급하다. 립 서비스에 그치는 기업환경 개선이 아니라 수도권 규제를 대폭 완화하고 투자절차를 간소화하는 등 외국인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투자 유인책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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