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부동산일반

[행복주택 시범단지 7곳 선정] 대학생·다문화가정 등 소통의 공간으로

잠실-스포츠 송파-나눔 콘셉트<br>목동은 친수공간·문화거리 조성<br>도심내 철도유휴부지 제한 따라<br>LH 미매각용지 등 공급 병행<br>2차 4만6,000가구 10월 발표

행복주택 1,500호가 공급될 예정인 서울 구로구 오류동역 지구 전경. 정부는 7개 시범사업지에 이어 오는 10월 2차 사업지를 추가 발표할 예정이다. /이호재기자

정부가 20일 시범단지 7곳을 발표한 '행복주택'은 주거복지에 방점을 찍은 박근혜 정부의 핵심 프로젝트다. 도심 내 철도 유휴부지 등에 주변 시세보다 저렴한 임대주택을 공급하겠다는 것이 행복주택의 콘셉트다.

특히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이 이날 이례적으로 오류동 현장에서 시범단지를 발표한 것은 행복주택에 대한 강력한 정책의지를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서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사회활동이 왕성한 신혼부부와 사회초년생ㆍ대학생 등에게 희망이 디딤돌이 되고 어르신들이나 장애인들의 이동이 편리한 따뜻한 안식처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시범사업지 어떤 곳=국토부는 대중교통 접근성이 양호하고 주변에 학교와 상업시설 등 주거편의시설이 잘 갖춰진 곳을 중심으로 권역별 배분을 했다고 밝혔다. 유효수요가 충분한 지역을 우선적으로 선정했다는 설명이다.

우선 행복주택 1,500가구가 공급될 오류동 지구는 여의도 등 서울 도심지 교통접근이 편리한 곳으로 1일 유동인구가 2만명에 달한다. 국토부는 입주민을 대상으로 일자리가 지원될 수 있도록 사회적기업을 유치하는 한편 주민복지센터 등도 건설할 계획이다.

경의선 철도를 중심으로 동서 지역이 단절된 가좌역(650가구)은 인근 5㎞ 이내에 연세대ㆍ홍익대 등 대학이 밀집해 있는 점을 감안, 대학생을 위한 주거공간을 마련하고 철도로 나눠진 지역을 데크 브리지로 연결해 지역 간 소통의 공간을 제공하는 '브리지 시티' 콘셉트로 개발된다.

경춘선 폐선부지를 활용할 공릉지구(200가구)는 주거 밀집지역임에도 문화ㆍ편의 공간이 열악해 반경 1㎞ 이내에 근린공원이 없는 공원 소외 지역임을 고려해 녹지와 대학문화가 함께하는 도시공간으로 조성된다.

목동지구(2,800가구)는 유수지를 활용하게 된다. 기존 유수지 기능을 유지하면서 기존 공공시설을 체계적으로 정비하고 친수 공간과 목동 문화예술거리를 조성할 계획이다.


단연 관심을 모으는 곳은 강남권인 잠실지구(1,800가구)와 송파지구(1,600가구)다. 두 지역은 각각 스포츠, 나눔이라는 콘셉트로 사업이 추진된다.

관련기사



서울 외 지역에서는 유일하게 시범지구로 지정된 안산 고잔지구(1,500가구)는 외국인 거주비율이 높은 것을 고려해 '다문화 소통' 콘셉트로 건설된다.

◇20만가구 목표달성 가능할까=국토부는 이날 발표한 시범지구를 시작으로 점차 지방 대도시권까지 확산시켜 행복주택을 본격적으로 공급하겠다는 복안이다.

수요분석 용역을 통해 지구별 인구구조ㆍ주거수요 등을 구체적으로 검토해 행복주택을 수요자 맞춤형으로 공급하는 것은 물론 수혜 계층을 늘리기 위해 올해 안에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미매각 용지 등을 포함한 유휴 국공유지를 좀 더 발굴해 추가 공급도 병행할 계획이다.

우선 국토부는 올 7월 말까지 이날 발표한 후보지를 행복주택 사업지구로 지정하고 늦어도 연말까지 시범사업 1만가구에 대한 사업승인까지 완료할 방침이다. 또 이달 말 전문가 용역을 발주해 9월께 지구별 임대료 수준과 입주자격 기준을 수립할 예정이다.

국토부의 한 관계자는 "관련 법령을 연말까지 정비하고 정부부처 간 유기적인 협력을 위한 '행복주택 협업 태스크포스(TF)'를 국토부 내에 설치해 사업추진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토부는 이번 시범지구에 이어 이르면 10월 중 2차 사업지 4만6,000호를 발표할 예정이다.

하지만 업계는 현실적으로 임기 내 20만가구의 행복주택 공급이라는 정부 목표달성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서울만 해도 전철 1호선 지상 구간을 제외하면 유휴 철도시설 부지가 제한적이다. 도심은 물론 강남ㆍ여의도 등 직주근접을 충족시키는 주요 부도심 지역은 모두 지하철 구간이다. 시범사업지에 유휴부지 외에 유수지가 3곳이나 포함된 것도 이 같은 부지난과 무관하지 않다.

특히 정부가 자칫 공급목표에 지나치게 집착할 경우 수요ㆍ공급의 지역적 불일치로 일부 인기 지역을 제외하고는 대규모 미달 사태를 빚은 보금자리주택의 실패를 반복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박홍용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