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날씨 파생상품 2012년 도입한다

기상청, 기본계획 발표… 특정지역 온도·강수량등 지수화해 선물·옵션 거래<br>시장규모 2,000억 예상… 수만명 고용창출 기대 美·日선 10여년전 도입


아이스크림 제조업체인 A사는 지난해 예상보다 여름이 짧아 매출이 급감했다. 하지만 그 해 A사의 이익은 전년도에 비해 큰 변화가 없었다. 온도 변화를 기초로 한 파생상품을 구입해 이른바 '날씨 리스크'를 분산시켰기 때문이다. 미국ㆍ영국 등 선진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날씨 파생상품이 이르면 오는 2012년 국내에 도입된다. 기상청은 날씨 파생상품 도입을 통한 등 날씨 경영 활성화를 주내용으로 하는 기상산업진흥 기본계획을 수립했다고 7일 밝혔다. 기상청은 8일 대한상의에서 열리는 '기상산업 진흥을 위한 공청회'에서 각계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한 뒤 연말까지 기본계획을 확정할 방침이다. ◇기상정보로 부가가치 창출=기상청은 2012년까지 90억원가량의 예산을 들여 날씨 파생상품의 기초자산이 될 기초지수를 개발한다. 날씨 파생상품이란 특정지역에서 특정기간에 발생하는 온도ㆍ강수량ㆍ강설량ㆍ일조량 변화를 지수화한 뒤 이를 거래하는 금융상품을 가리킨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농산물 냉해 등에 대비한 날씨 보험상품은 판매되고 있지만 날씨 파생상품 거래는 전무한 상태다. 기상청의 한 관계자는 "기상사업자 및 기상전문 연구단체들과 함께 금융ㆍ에너지ㆍ유통 등 다양한 업종의 맞춤형 날씨 파생상품을 개발·보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기상청은 날씨 파생상품 시장이 활성화될 경우 미국 등 선진국의 사례에 비춰 수조원대의 경제적 가치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국은 지난 1997년 미국종합에너지회사가 겨울철 기온에 대한 장외 날씨 파생상품 거래를 시작한 후 날씨 관련 금융시장이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특히 1999년 시카고상업거래소(CME)가 미국 주요도시의 평균온도를 지수화한 날씨 선물거래를 시작하면서 시장 규모가 3년여 만에 100억달러로 급증했다. 일본도 1998년 금융개혁을 통해 날씨 파생상품 거래를 허용했다. 신도식 기상청 기상산업정책과장은 "날씨 파생상품 지수를 개발하면 국내 금융회사들은 이 지수를 기초로 날씨에 민감한 업종의 기업들과 날씨 선물·옵션 등을 거래할 수 있게 돼 금융뿐 아니라 날씨정보 및 날씨예측을 전문으로 하는 기상정보사업 분야가 활성화되는 등 파급력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는 고가의 기상장비를 국산화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기상청은 2014년까지 총 27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기상레이더ㆍ적설계 등 7~8개의 기상장비를 기상사업자 및 기상연구기관과 공동 개발할 계획이다. 기상청은 매년 600억원 규모의 기상장비를 외국에서 수입하고 있다. ◇2014년까지 기상산업 규모 2,000억원 전망=지구 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로 자연재해가 빈번하게 일어나면서 날씨가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 한 연구에 따르면 자연재해에 따른 경제적 손실은 국내총생산(GDP)의 0.7%에 달한다. 날씨 리스크만 해소해도 경제성장률을 이만큼 끌어올릴 수 있다는 얘기다. 기상산업 활성화를 통한 고용창출 효과도 기대된다. 기상청 관계자는 "날씨 파생상품이 도입되면 날씨변화를 예측하기 위한 기상전문가 수요가 늘어 기상정보 분야에서만 2,000여명의 일자리가 새로 생기고 파생상품을 판매하는 금융 분야에서도 수천명의 인력이 필요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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