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석유메이저, 영향력 줄어든다"

뉴욕타임스 보도<br>자원 민족주의에 밀려 새 유전개발 어려움<br>탐사기회 더 주어지면 원유부족 해결될듯


미국과 유럽의 국제 석유 메이저 회사들이 새로운 유전 개발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국제 원유 공급량이 줄어들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따라서 이들에게 좀 더 많은 원유 탐사의 기회가 주어진다면 국제 원유 공급은 충분히 증가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19일 뉴욕타임스(NYT)는 올초 국제유가 상승을 초래한 원유 공급 감소는 상당부분 엑슨모빌 등 국제 석유 메이저 회사들이 점차 국제시장에서 영향력을 잃은 데 기인한다고 보도했다. 엑슨모빌외에 BPㆍ로열더치셀ㆍ셰브론ㆍ코노코필립스 등과 프랑스의 토탈, 이탈리아의 에니 등의 서구 원유업체들은 지난 1970년대 전세계 원유 생산의 절반 이상을 컨트롤해 왔으나 지금은 13%에 불과하다. 올초 유가 폭등으로 메이저 석유업체들은 큰 폭의 이익을 실현했지만 원유 생산량은 감소하고 있다. 엑슨 모빌 등 5개 메이저 석유회사들은 지난 3개월간 440억달러의 이익을 냈지만 하루 원유생산량은 61만4,000배럴 감소했다. 이는 지난 15개월간 계속돼 온 원유생산 감소량중 최대치다. 이 정도 양이면 하루 8,600만배럴의 원유를 소비하는 세계시장에서 극히 미미한 양이지만 수급이 타이트한 현재의 원유 시장에서 약간의 공급량 감소도 급격한 가격 인상을 가져 올 수 있다. 따라서 NYT는 선진적인 시추 경험과 노하우, 막대한 자금 동원력을 가진 서방의 메이저 석유업체들에게 보다 많은 기회가 주어져야 원유 공급부족 사태가 해결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신문은 원유 공급량 감소가 '피크- 오일 이론'과 같은 지구상에 원유가 고갈되고 있다는 주장의 근거가 되고 있으나 이는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NYT는 전문가들의 주장을 인용, "지구상에 원유는 고갈되고 있지 않다"면서 "경험이 많은 이들 석유업체들에게 원유를 시추할 유전이 주어지지 않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강조했다. 골드만삭스의 에너지 분석가 아르잔 무르티 역시 "지구상에는 지질학적(geological)으로 베네수엘라, 러시아,이란, 이라크 등 아직도 원유를 뽑아 올릴 유전이 수없이 많다"면서 "그러나 정치가 개입돼 지정학적(geological) 차원에서는 석유업체들이 더 이상 개발할 유전이 많지 않다"고 진단했다. 5대 석유메이저들의 입지가 좁아진 데는 지난 30년간 국제 정치무대에서 자원민족주의가 크게 고양돼 온 데 따른 것이다. 가장 큰 원유 생산지인 중동 산유국들은 석유수출구기구(OPEC)을 결성, 자국 이기주의를 극대화하고 있으며, 이 밖에도 석유 메이저 업체들은 중앙아시아, 남미, 러시아, 아프리카 지역의 새로운 유전 개발 사업에서 점차 밀려나고 있다. 이들은 이전보다 훨씬 불리한 조건으로 재계약을 강요받거나 해당 지역의 국영 석유회사들과의 경쟁에서 배제되고 있다. 최근 국제 원유시장에서 큰 손으로 부상하고 있는 국영 석유업체로는 러시아의 가즈프롬, 이란의 국영 석유회사 등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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