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서비스에 대한 검열 문제로 중국 정부와 갈등을 빚었던 구글이 결국 중국 시장에서 발을 뺐다. 구글이 중국에서 철수함에 따라 아시아 시장 전략도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전문가들은 구글이 앞으로 중국 대신 모바일시장이 커지고 있는 한국 공략을 강화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구글은 22일(현지시간) 자사 블로그를 통해 중국 본토에서의 검색 서비스를 중단하고 홍콩으로 서버를 옮긴다고 밝혔다. 지난 2006년 4월 중국 서비스를 시작한 구글은 지난 1월 이후 검열과 해킹 문제로 중국 정부와 갈등을 빚어왔다. 구글의 이번 결정으로 사용자들이 인터넷 주소창에 중국 구글(Google.com.cn)을 입력하면 홍콩 구글(Google.com.hk)로 자동 접속된다. 현재 홍콩 구글 첫 화면에는 '중국 구글의 새집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라는 문구가 있다. 구글은 서버만 바꾸는 대신 검색사업과 관련한 연구개발(R&D)과 광고영업 부문 등은 중국 본토에 남겨둘 계획이다. 업계와 전문가들은 구글의 이번 결정이 한국 시장에 대한 비중 강화로 나타날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구글의 중국 시장 철수는 연간 6억달러(약 6,800억원)의 매출을 포기했음은 물론 아시아에서 성장잠재력이 가장 높은 시장을 상실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구글의 아시아 전략이 어느 정도 수정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구글의 한국 내 검색시장 점유율이 낮은 점도 한국에 대한 공략 강화의 근거로 꼽힌다. 현재 구글의 주요 국가 검색시장 점유율은 평균 60%에 달하지만 국내 검색시장 점유율은 8% 수준에 불과하다. 구글은 국내에서 네이버 등 토종업체들에 밀리는 상황이지만 이를 뒤집어놓고 보면 그만큼 성장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미국의 앤디 미들러 애드워드존스앤코 애널리스트는 "한국과 일본은 성장하고 있는 시장"이라며 "성장잠재력을 높이기 위해 구글이 한국 등에서 더 많은 투자 기회를 찾으려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구글은 최근 들어 사업전략의 방향을 '모바일과 클라우드컴퓨팅을 통한 검색 강화'로 잡고 있어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는 국내 모바일시장 상황과 잘 맞아떨어진다. 이런 점을 감안해 구글은 최근 한국을 공략하기 위한 행보를 서두르고 있다. 실제로 18일에는 구글 모바일 분야의 실무를 책임지고 있는 휴고 바라 모바일프로덕트매니지먼트디렉터와 앤 메이 창 모바일엔지니어링디렉터가 한국을 다녀갔고 이달 말에는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만든 앤디 루빈 엔지니어링 부사장이 방한할 예정이다. 또 구글 유튜브의 차드 헐리 최고경영자(CEO)도 최근 비디오 콘퍼런스를 통해 한국 방문 의사를 밝혔다. 한국을 겨냥한 서비스도 줄을 잇고 있다. 22일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몇 분 내에 작성된 게시글 또는 사진을 찾을 수 있는 '실시간검색'을 선보인 데 이어 조만간 한국어 음성인식과 위치기반 서비스도 출시할 방침이다. 구글의 이러한 행보에 국내 포털업체들도 긴장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한 포털업계의 관계자는 "지금까지 구글이 한국 시장에 대해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지만 최근 움직임을 보면 중국의 대안으로 한국을 염두에 두고 있지 않냐는 생각이 든다"며 "구글의 다음 행보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